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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첫 100안타' 김동엽-노수광, 힐만은 아직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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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경기수가 늘어나고 타고투저 시대라 다소 희석된 감은 있지만 ‘100안타 입성’은 대개 타자들이 첫 고비를 넘긴 상징으로 평가한다. 타율을 고려하면 못해도 300타수 정도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성적도 뒷받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SK는 올 시즌 두 명의 선수가 생애 첫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김동엽(27)과 노수광(27)이 그 주인공이다. 김동엽은 지난 9월 12일 인천 KIA전에서 시즌 100번째 안타를 신고했다. 노수광은 그 다음 날인 13일 인천 KIA전에서 100안타 고지를 따라 밟았다. 2년차인 김동엽의 시즌 최다 안타는 지난해 48안타. 노수광은 KIA 소속이었던 지난해 64안타가 최고였다.

우리 나이로 스물여덟. 고졸 선수들이 많아지는 최근 KBO 리그 추세에서 첫 100안타치고 적잖은 나이다. 나름 사연이 있었다. 김동엽은 천안북일고 졸업 후 곧바로 미국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상처만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2016년 신인지명회의에서 SK의 2차 9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노수광은 건국대를 졸업한 대졸. 그러나 지명을 받지 못했고 2013년 한화의 육성선수 부름을 받았다. 시작이 비교적 험난했던 셈이다.

그러나 서서히 입지를 넓힌 끝에 올 시즌에는 SK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월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은 초반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고 이제는 팀 부동의 리드오프로 활약 중이다. 15일까지 124경기에서 타율 2할9푼4리, 16도루를 기록했다. 누가 봐도 ‘모험픽’이었던 김동엽은 119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21홈런, 68타점이라는 만만치 않은 성과를 냈다. SK의 도박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100안타에 만족할 수 없는 선수들이라 앞으로 행보에 더 기대가 몰린다. 노수광은 풀타임 리드오프로 뛸 경우 타율 3할과 25도루 이상을 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SK는 노수광을 팀의 차기 리드오프로 점찍고 적잖은 출혈을 감수했다. 앞으로 더 달려야 할 선수다. 김동엽은 KBO 리그 최고의 힘을 가졌다. 21개의 홈런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후반기 부침이 심했으나 그것도 다 경험이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두 선수를 팀 타선 리빌딩의 핵심으로 뽑는다. 노수광에 대해서는 최근 “현재로서는 우리 팀의 가장 이상적인 1번 타자다. 처음에 왔을 때 장타를 치려는 노력을 하다 안 좋은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김동엽에 대해서는 “올해 기회를 얻고 1군 풀타임을 소화한 것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가까운 미래에 SK의 임팩트 있는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한 해 반짝했다 사라지는 선수들도 많다. 롱런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힐만 감독이 노수광에게 주문하는 것은 출루율. 노수광의 올 시즌 출루율은 3할4푼9리로 특급 리드오프의 성적과는 거리가 있다. 힐만 감독은 리드오프의 출루율을 대단히 중요시여기는 스타일이다. 한 번 잡은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출루율로도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노수광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김동엽은 선구안이다. 힐만 감독은 “공격적 파워를 보여주고 있지만, 볼에 너무 많은 스윙을 했다. 선구안이 개선되면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면서 “수비는 송구 측면에서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쁠 때가 있다. 공격 정확도를 높이고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문만 개선되면 30홈런 이상을 능히 때릴 수 있는 주전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2017년이 지나고 있지만 팀의 기대는 더 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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