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은퇴 투어 막바지' 이승엽 '홈런 역사' 선물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은퇴 투어 더 빛낸 각 구단 기념품

56홈런 신기록 때 잠자리채 추억

프로 첫 홈런 공 떨어진 좌석 …

내달 1일 잠실 LG팬이 마지막 축복

중앙일보

각 구단은 이승엽에게 야구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선물을 증정하고 있다.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은퇴 투어 행사에서 롯데 이대호에게 잠자리채를선물받고 활짝 웃는 이승엽. 롯데는 그에게 56홈런을 상징하는 순금 잠자리채도 선물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의 은퇴 투어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은퇴 투어는 스포츠 스타가 다른 팀 구장을 돌며 원정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행사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이승엽이 처음이다. 이승엽의 은퇴 투어는 지난달 11일 대전에서 한화 팬들을 만나면서 시작했다. 15일 마산 NC 팬까지 8개 구단을 거쳤고, 다음 달 1일 서울 잠실 LG 팬이 마지막이다. 팬들은 떠나는 ‘국민타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축복했다. 이승엽은 다음 달 3일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홈팬들과 작별한다.

이승엽은 은퇴 투어를 시작할 때 부담감이 컸던 터라 “모든 행사를 최소화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구단들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한국 야구 수퍼스타의 은퇴 투어 행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다양한 행사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건 ‘작별선물’ 증정식이었다. 각 구단은 이승엽의 야구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다. 가격은 대개 100만~200만원이었지만, 값으로는 따질 수 없는 의미가 담긴 선물들이었다. 홈런왕 5차례(1997·99·2001~03)에 빛나는 이승엽인 만큼 홈런 관련 선물이 많았다.

중앙일보

롯데가 준비한 이승엽 은퇴 선물 (부산=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는 8일 오후 사직구장에서 삼성과 시즌 최종전(16차전)을 앞두고 이승엽의 은퇴 투어 행사를 진행한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이승엽에게 줄 선물로 2003년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잠자리채를 준비했다. 사진은 순금 10돈으로 만든 잠자리채. 2017.9.8 [롯데 자이언츠 제공=연합뉴스](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는 ‘순금 잠자리채’를 선물했다. 바로 이승엽이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홈런을 칠 때 야구장 외야석을 휩쓸었던 잠자리채 열풍이 선물의 모티브였다. 롯데는 대구구장에서 이승엽에게 56호 홈런을 맞았던 팀이다. KIA는 1995년 5월 2일 이승엽의 홈런 타구가 떨어진 광주 무등야구장 ‘외야석 관중석’을 선물했다. 바로 그 홈런이 이승엽의 프로 데뷔 1호 홈런이었다. 당시 중계 화면이 없어 KIA 구단은 이승엽에게 확인한 타구의 위치와 비거리(110m)로 낙구 지점을 추정해 좌석을 떼어냈다.

중앙일보

사진 속 관중석 의자는 프로 첫 홈런 기념품이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화는 대전 보문산에서 채취한 ‘소나무 분재’를 선물했다. 이승엽은 한화 소속이 아닌 선수로는 홈런으로 대전구장 외야 뒤쪽의 보문산 정상을 넘긴 유일한 선수다. 대전구장에서 보문산 정상까지는 직선거리로 2600m. 공이 그 거리를 비행하려면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을 23개 이상 쳐야 한다. 이승엽은 대전에서 28차례 담장을 넘겼다. 특히 역대 최다승 투수인 한화 출신 송진우가 선물을 직접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중앙일보

이승엽이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은퇴 투어 첫 행사를 가졌다. 한화 구단이 준비한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들고 환하게 웃는 이승엽. [연합뉴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부 구단은 자신들을 기억해 달라는 의미에서 구단 상징 물품이나 연고지 기념품을 선물했다. 넥센은 이승엽의 등 번호(36)가 찍힌 넥센 유니폼을 액자에 넣어 전달했다.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떼어낸 잔디를 액자 배경에 사용해, 야구장 일부를 선물한 첫 사례가 됐다.

중앙일보

넥센 선물에 활짝 웃는 이승엽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 이승엽의 은퇴투어 행사에서 넥센히어로즈가 준비한 선물에 이승엽이 활짝 웃고 있다. 2017.8.23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수원시 기념품 받는 이승엽 (수원=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투어 두 번째 경기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으로부터 수원시 기념품을 받고 있다. 2017.8.18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막내 구단 kt는 정조의 초상화가 있는 수원 화성행궁 화령전운한각을 그린 인두화를 선물했다. 인두화에는 ‘수원 시민 일동’이라고 적었다. 수원구장 은퇴 투어가 때마침 이승엽의 생일인 8월 18일(선수 등록일 기준)에 열려 작은 생일잔치도 했다. NC는 누비자 자전거 모형을전달했다. 누비자 자전거는 창원 시민을 위한 공공 자전거의 이름으로 자전거 도시 창원의 상징물이다. 두산은 퓨처스리그 홈구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의 특산품인 도자기를 선물했다.

중앙일보

창원시가 준비한 선물 받는 이승엽 (창원=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창원시가 준비한 자전거 상징물을 선물 받고 있다. 2017.9.15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달항아리 선물 받는 이승엽,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라이온즈 이승엽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이 준비한 달항아리를 선물로 받고 있다. 2017.9.3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K의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이승엽의 등 번호를 따 숫자 ‘3’과 ‘6’을 새긴 여행 가방 두 개를 선물했다. 가방 안에는 그물침대·폴라로이드 사진기 등 여행용품을 가득 담았다. ‘은퇴한 뒤 가족과 함께 두 가방을 들고 즐거운 여행을 하라’는 뜻이었다.

중앙일보

이제 여행만 다니세요! (인천=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라이온즈 이승엽이 1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은퇴 후 여행을 많이 다니라는 의미로 준비한 선물을 받고 있다. 2017.9.1 mtkht@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승엽은 은퇴 투어 기간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소속팀인 삼성이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에서 ‘뭘 그리 요란하게 떠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각 구단의 정성이 담긴 선물과 후배들의 진심이 담긴 인사에 아주 고마워했다. 그는 "각 구단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행사를 준비했는지 알 것 같다. 세상에서 더없이 소중한 선물들을 받았다. 선물들은 모두 집에 잘 보관해뒀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