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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재료 특유향 그대로…자연 담은 건강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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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메밀로 소량제분…국물육수도 멸치로

절기마다 나는 제철 식재료 밥상에 그대로

내가족이 직접 먹을 정도의 건강한 맛 구현

장원막국수·해남천일관·봉피양·벽제갈비

신선한 식재료와 손맛으로 정직하게 승부



갈색 나무로된 원목테이블에 기스난 낡은 철제 주전자와 철제 그릇이 올라왔다. 그릇 안에는 들기름과 깨로 버무리고 김을 뿌린 막국수가 담겨있다. 들깨 특유의 고소한 향내가 풍겨져 나왔다. 종업원은 “100% 메밀만을 써서 만든 막국수 면”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차진 맛은 덜했지만, 면에서는 씹을수록 메밀의 고소한 향이 느껴졌다.

경기도 용인시 고기동에 위치한 장원막국수 음식을 직접 맛본 느낌은 그랬다. 향긋한 고향 냄새랄까. 이름은 고기동이지만 이곳은 육류보다는 녹음과 더 가까운 동네다. 인근에 계곡과 산이 위치하고 있다. 장원막국수는 이곳에서 자연을 담아 ‘건강’을 팔고 있었다.

헤럴드경제

살충제 계란 파동,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가공육(햄) 논란까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가짜 음식’에 대한 공포가 높아진 해였다. 화학성분이 들어간 식품, 건강하지 않은 사육방식을 택한 식재료들이 여과없이 우리 식탁에 올라왔다는 사실이 관계당국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케미포비아’ 우려가 더욱 커졌고, 조금 더 건강한 식재료와 음식을 찾는 풍조는 한층 강해졌다.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를 표방하는 코릿(KOREAT)에서 특별히 건강한 식재료를 고집하는 음식점이 대거 랭킹에 오른 것은 이런 트렌드를 증명한다.

장원막국수는 이들 중 하나다. 이 집의 주메뉴는 순메밀로 만든 막국수와 제주산 돼지고기로 만든 수육이다. 맛이 심심한듯 하면서도 재료 특유의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유창수 장원막국수 대표에게 ‘신선한 식재료’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사명감이다. 그는 인근에서 재배되는 야채를 포함해 신선한 식재료를 공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투입한다. 특히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연구를한순간도 잊은 적 없다. 유 대표는 “한번에 30인분씩, 소량으로 직접 메밀을 제분해 음식을 만든다”며 “국물 육수도 멸치를 직접 끓여서 우려내 만든다”고 했다.

최근에는 밑반찬을 열무김치에서 배추물김치로 바꿨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심심한 막국수에 어울리는 음식을 찾다가 나온 결과다.

역삼에 위치한 한정식집 해남천일관도 건강한 맛을 추구한다. 이곳은 창업주 박성순씨 손녀딸인 이화영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3대째 해남 특유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모토는 ‘계절의 맛’이다. 가게에서는 절기마다 나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든다. 9월~10월께는 전어와 송이버섯ㆍ미꾸라지와 추어탕, 봄에는 신선한 봄나물과 해초류를 활용하는 식이다. 제철 식재료가 다양한만큼 밑반찬이 다양하게 구성된다.

그런만큼 식재료의 중요성은 크다. 이 대표는 “옛것을 특별히 찾는다기보다는 할머님이 해주셨던 것 그대로를 구현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식재료를 사기 위해 해남에 직접 내려가거나 장에 전화도 한다”고 설명했다.

가게 손님은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40~50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젊은층도 이곳의 깊은 맛에 크게 놀라곤 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도 건강한 맛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곳은 여느 중식당과는 다르게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곳이다. 음식에서는 기름을 최대한 뺀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다.

요리경력 28년의 정수주 홍연 주방장이 직접 나서서 식재료를 확인하고 공수해온다. 이를 통해 추구하는 것은 건강한 맛이다. 정 주방장은 “본래 중국음식이란 기름이라고 잘못 인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름을 빼야지만 중국음식 본연의 맛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식전문브랜드 벽제외식산업의 음식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코릿에서는 벽제가 운영하고 있는 봉피양과 벽제갈비가 맛집으로 선정됐다. 봉피양의 냉면은 평양냉면이라 소금기 없이 맛이 담백하다. 벽제갈비의 음식들도 양념을 하되 고기 특유의 맛을 살리는 게 포인트다. 오롯이 건강을 위해 만들어진 저염김치와 설렁탕에도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김태현 벽제외식산업개발 부회장은 “내 가족과 아이가 직접 와서 먹을 정도로 건강한 맛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면서 “냉면에 들어가는 메밀, 갈비에 들어가는 한우고기 하나하나에 직접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이곳 음식은 ‘맛 좀 안다’는 이들 사이에선 꾸준히 회자되고 있고, 직영점 숫자도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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