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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마의 구간’서 벌어진 격차…서울, 충북 가볍게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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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최 ‘제47회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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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충북은 출발 전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1971년 남북적십자회담을 기념해 창설된 이후 47년 역사와 전통을 쌓아온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대회 우승컵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최고 권위의 상징이다. 지난해 초유의 6연패를 달성하려던 꿈을 충북에 의해 좌절당한 서울은 단단히 설욕을 별렀다. 충북은 내친김에 2연패를 다짐했다.

서울은 경향신문사 앞을 출발해 은평구 녹번동 대성주유소에 이르는 5.5㎞ 구간을 첫 주자 오성일(배문고)이 18분26초로 달려 1위에 나섰다. 그 뒤를 충북 김중환(충북체고)이 4초 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역전을 노렸다. 경기와 강원의 도전도 만만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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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은 제2소구간에서 결정적 승기를 잡았다. 대성주유소에서 벽제교까지 이르는 제2소구간은 은평 뉴타운을 지나 고양시로 넘어가는 9.0㎞ 길이의 대로로 끝 지점에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결되는 ‘마의 코스’다.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참고 달려야 하는 난코스를 서울체고 전수환은 28분30초 만에 주파, 김종윤(29분37초·충북체고)이 뛴 2위 충북을 중간 합계 1분11초 차로 따돌렸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 여기서 벌어진 서울과 충북의 300여m 간격은 구간을 더할수록 더욱 벌어졌고 골인 지점에서는 서울(2시간30분33초)이 외롭게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신용민, 박정우(이상 배문고) 등 올해 고교 랭킹 1, 2위를 다툰 선수들의 질주를 지난해 우승 주역들이 졸업한 충북이 따라잡기는 버거웠다.

올해 5년째를 맞는 팀 대항전에서는 한국전력과 건국대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한국체대가 일부 주전들의 공백에도 무서운 정신력을 발휘하며 대역전승을 일궜다. 한체대는 전체 4구간 가운데 2소구간(29.5㎞)까지 1시간36분38초를 기록, 건국대(1시간35분56초)에 42초나 처져 2위를 달렸다. 그러나 벽제교에서 한우리주유소로 이어지는 제3소구간(10.2㎞)에서 김명준이 31분27초로 역주한 끝에 합계 2시간8분5초를 끊어 마침내 건국대를 9초 차로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제4소구간 싸움은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접전이었다. 한체대 정의진과 건국대 김용수는 결승점을 50여m 앞둔 지점까지도 어깨 싸움을 벌일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악” 하는 함성을 내지르며 마지막 힘을 쓴 정의진이 먼저 테이프를 끊는 순간 관중들은 명승부에 큰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47.0㎞ 레이스에서 5초 차 승리를 거둔 한체대(2시간31분35초) 선수들은 정의진을 높이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1, 2위의 간격은 10m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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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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