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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팝인터뷰①]'학교' 한보배 "학교폭력, 절대 용서될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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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추억을 공유하는 배우”. 한보배에게 그보다 큰 바람은 없다.

지난 5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7’(연출 박진석, 송민엽/ 극본 정찬미)은 그간의 ‘학교’ 시리즈가 그래왔던 것처럼 학교 내의 문제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서보라가 있었다.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고, 그렇기에 쉽사리 타인에게 마음에 열지 못한 인물. 그런 서보라를 배우 한보배는 이를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 연기에 대한 많은 호평을 얻어낼 수 있었다.

7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만남에서 한보배는 서보라를 연기하는데 있어 “학교폭력을 당하는 것을 어떻게 풀어내야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보라라는 너무 불쌍하고 극단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여태까지 해왔던 다른 역할들보다 더 예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간 약자인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던 한보배는 “그때는 극단적으로 풀어나가는 상황들이 확실하게 있었다면 보라는 우선 소극적인 학생이었다”며 “김희찬(김희찬 분)과의 관계에서 너무 강하게 나가지 않는 적정선을 찾는 게 저한테는 최우선이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후에 혹시나 ‘보라라는 애가 소극적인 줄 알았는데 당당하게 얘기할 줄 아는 아이였어?’라는 의문점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저한테는 그게 합의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극에서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나오면서 한보배는 느끼는 감정도 남달랐다고. 그녀는 극 중 학생폭력위원회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던 상황에 대해 “실제로 그런 일들이 되게 많았다는 걸 들었다. 근데 저는 전혀 몰랐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지 생각을 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한보배는 그렇기에 “은호(김세정 분) 같이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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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은경 기자


실제로 자신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떡하겠냐는 질문에 한보배는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며 “억울하게는 못사는 성격이다. 제 성격이 소심하게 얘기 안 하고 꽁해있고 이런 스타일이 아니다. 바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극 중 X가 했던 영웅적 행동들에 대해서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답할 수 있었다. 덧붙여 한보배는 “거창하게 스크린 띄우고 드론 띄우고 하는 게 아니라 말 한마디. 반항 하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내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 나의 존재 의식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한보배는 이어 X가 했던 것 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실제로도 제가 방송하면서 학교생활을 해서 중학교 때 시샘하는 친구들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선생님께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며 “저는 직접 가서 아니라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만약에 학교의 비리를 알았으면 저 역시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보배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과거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한보배는 “초등학교 때 기억에 남았던 게 시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밤마다 저한테 전화를 해서 욕을 했다”며 “근데 보통 그러면 그 나이 대에는 울거나 엄마한테 이야기를 하거나 선생님한테 얘기를 하는데 저는 전화를 받고 ‘다 얘기 했어? 다음 얘기해봐. 더 얘기할거야? 끝났어? 그래 다 들었다’하고 다 듣고 끊었었다”고 밝혔다. “후에 중학교 때 그랬던 친구 중에 한 명이 저한테 와서 미안하다고 했었다. 근데 저는 사과가 안 받아들여졌다”는 한보배는 “이미 저는 그 때 상처를 받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고.

이어 한보배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게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 게 많다. 전 그런 건 용납 못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직도 제가 동네를 가다가 그 친구들 보면 심장이 뛴다. 근데 맞고 이랬던 친구들은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심하겠나. 저처럼 뭔가 용기 있지 않았던 친구들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생각했다”며 “저는 그게 용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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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은경 기자


덧붙여 그녀는 “어렸을 때 질풍노도의 시기 친구들 끼리 욕하고 험담하고 이런 수준이 아니고 때리고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고 그렇게 했다는 건 아무리 어렸을 때 일이라도 글쎄”라고 말하기도. 이처럼 소신 있는 말을 아끼지 않은 한보배는 연기에 대해서도 확실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아역부터 연기를 해왔기에 그녀는 더욱 “성장을 해야 하고 제가 성숙해져야 했다”며 이번 서보라 역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아 이제 쟤가 어린 아이가 아니구나’ 해주셔서 감사한 적도 많았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아역 출신이라는 말은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해서 조급해지지 않자고 생각했다”는 한보배는 “사실 아예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약간은 성장통을 겪고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교 2017’은 그렇기에 한보배에게는 한 차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녀는 “'학교'를 하면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보배는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정말 많이 없었던 시기였는데 학교라는 작품을 만나면서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고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뭔가 더 할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그런 한보배의 목표는 “추억을 공유하는 배우”.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성장해오면서 많은 분들과 추억을 나눴다고 생각한다. 제가 자라 오는 걸 지켜봐주셨고 그랬기 때문에 친근한 동네 친구 같은 배우가 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시청자 분들과 현장에서 믿고 보는 신뢰도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2002년 9살의 나이로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통해 데뷔한 한보배. 이제 그녀는 24살의 나이, ‘학교 2017’로 새로운 연기의 2막을 열어젖혔다. 과연 한보배는 15년 동안의 연기 시절의 성장처럼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서 또 어떤 성장을 맞이할까. 그녀의 바람대로 언제나 친구처럼 곁에서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배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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