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5 (화)

‘중심축 흔들’ 롯데, 페이스 저하인가 숨고르기인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조형래 기자] 롯데의 상승세를 지탱했던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 가을야구 레이스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우려스러운 대목들도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팀의 전체적인 페이스 저하일까,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에 돌입하는 것일까.

롯데는 지난 9일 수원 kt전에서 2-3으로 패했다. 1점 차 접전 끝 패배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경기력이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이번 주 SK-삼성-kt와의 연전에서 벌써 3패(1승) 째를 당했다. 선발 투수들의 활약과 타선의 응집력. 롯데를 이끌어가던 투타의 중심들이 이전과 달리 견고하지 않았다.

이날 선발 조쉬 린드블럼은 6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12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올해 한국 복귀 이후 최다인 12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날 린드블럼은 실점의 순간 2개의 실투가 패전으로 이어졌다. 1-0으로 앞선 4회말 1사 2,3루에서 김동욱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듯 했지만 이것이 폭투가 되면서 낫아웃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포수 강민호는 타자의 몸 쪽으로 앉아있었지만 공이 강민호가 막아낼 수 없는 반대편으로 향하면서 공이 뒤로 빠졌다. 1-1 동점이 됐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오태곤에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2-2 동점에서 맞이한 6회말 이해창과의 승부에서는 2B2S의 카운트에서 몸쪽 공을 구사하려다 한가운데 빠른공 실투가 들어가면서 역전 결승포를 얻어맞았다. 결국 린드블럼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후반기 들어서 지난주까지(9월 3일) 롯데가 거둔 28승 중 17승을 선발 투수들이 책임진 롯데였다. 같은 기간 두산과 함께 공동 1위였다. 8월 이후로 범위를 좁힐 경우 22승 중 14승이 선발승일 정도로 롯데는 탄탄한 선발진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번 주의 경우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이날 린드블럼이 호투를 펼쳤지만 살짝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며 패전을 당하는 등 3패 모두 선발진이 기록했다. 지난 5일 문학 SK전에서는 송승준이 3이닝 동안 피홈런 4개를 얻어맞는 등 6실점 패전을 기록했고 7일 사직 삼성전도 박세웅이 5⅔이닝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8일 삼성전에서는 팀이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역시 선발 김원중이 3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롯데의 초반 경기 흐름 자체가 수월하게 풀리지 않는 양상이다.

타선의 흐름 역시 썩 매끄럽지 못했다. 9일 경기 전준우가 3안타 경기를 기록하긴 했지만 득점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최준석, 이대호가 도합 7타수 3안타로 어느 정도 활약했지만 3회와 5회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명과 암이 있었다. 또한 2회에는 추가 득점 기회에서 신본기가 3루에서 주루사를 당하며 찬물이 끼얹어지기도 했다. 초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9일 경기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이번 주 득점권 타율은 1할6푼7리(36타수 6안타)에 불과하다. 8월 이후 지난주까지 3할2푼7리에 달했던 득점권 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전직하한 수치다. 타선의 집중력 역시 절정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해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 시원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폭발적 상승세로 4위와 6.5경기 차 뒤진 7위에서 5위권과 3.5경기 차이로 앞서나간 롯데였다. 이 기간은 한 달에 불과했다. 분위기에 따라 성적이 좌우되는 팀 컬러는 이미 한 차례 보여준 바 있다. 롯데가 그랬듯이 다른 팀들 역시 이 승차를 뒤집지 못하라는 법은 없고, 롯데 역시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시즌 막판 당연히 찾아오는 피로까지 잊고 질주했던 롯데인데, 그 피로가 뒤늦게 찾아와 페이스가 떨어지는 듯 보인다.

그래도 롯데에 희망적인 요소는 8월 1~3일 잠실 LG 3연전 스윕패 이후 3연패 이상을 당하지 않았다. 이 기간 한 주간 2연패를 두 번 이상 당한 적도 없었다. 팀의 전체적인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다소 부진한 경기력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다시 일어섰다. 한 번 쯤은 숨을 고르고 넘어가는 시기라고 바라볼 수 있다.

10일 경기에서 다시 반등을 한다면 13경기 남짓 남은 시즌의 고비도 넘길 수 있다. 페이스 저하가 찾아온 것일지,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페이스 조절을 한 것인지 확인도 가능할 것이다. /jhrae@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