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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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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식물에 길있다]건강한 지구를 위한 제안, 식물성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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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51%이상이 육류생산 과정서 발생…

스웨덴 귀리 농가 주목, 아몬드·콩·코코넛 우유 대안음료 급부상



아몬드, 콩, 코코넛에 귀리까지…. 식물성 우유가 ‘전통’ 우유 시장을 습격, 요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식물성 우유는 사실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먹지 못 하는 사람들과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음료였다. 하지만 지난 몇 해 사이 ‘건강’ 트렌드에 발 맞춰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푸드비지니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 8억9000만 달러(한화 1조767억2200만원) 규모로 성장했다. 5년간 무려 250%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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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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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음료’로 자리 잡은 식물성 우유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엔 ‘건강’ 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 음료가 떠오르고 있다.

스웨덴의 평범한 농부 아담 아르네손(Adam Arnesson, 27)은 전 세계 시장에서 팔려나가고 있는 식물성 우유의 원재료를 생산하는 농부다. 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물 사료를 제공하기 위해 귀리를 재배했다. 현재는 스웨덴 음료 회사인 오틀리(Oatly)의 지원을 받아 귀리 우유를 만들기 위한 유기농 귀리를 생산하고 있다.

아담 아르네손은 최근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육류나 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가축 사료로 귀리를 재배하기 보다 인간의 소비를 위해 팔고 싶다”고 말했다.

아르네손이 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육류의 소비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가 발표한 ‘가축-기후 변화의 잊힌 부문’이라는 보고서에선 “육류와 유제품 소비는 기후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꼬집으며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식습관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축산은 메탄과 아산화질소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할 때 강력한 온실가스가 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거름과 비료는 아산화질소를 발생시키고, 소나 염소 같은 반추동물이 먹이를 되새김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방귀와 트림은 메탄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 두 가지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높다. 각각 26%와 39%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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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간이 육류를 소비하기 위해선 목초지와 사료 생산을 위한 경작지 면적을 확장하는 등 환경의 연쇄적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을 파괴해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의 월드워치연구소에 따르면 육류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51%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류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채소의 24배에 달한다.

이 같은 이유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채식을 하고 하루 2500k㎈만 섭취한다면 2050년까지 267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는 대신 인간을 위한 농작물 재배로 전환하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웨덴의 귀리 농가가 전 세계 낙농 농가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은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르데손의 농장에서 귀리 우유를 만들기 위한 귀리를 재배하자 스웨덴 농무부엔선 과학자들의 연구도 내놨다.

연구에 따르면 귀리 생산 첫 해, 아르데손의 농장은 1헥타르당 인간 소비를 위한 2800만 톤의 귀리를 생산했으며, 생산된 귀리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은 절반으로 줄었다. 그는 “2020년까지 1억톤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데손의 농장은 총 80만 헥타르로 현재는 부모님과 함께 가축 생산을 위한 농작물도 생산하고 있다.

아르데손은 하지만 “차츰 농장의 대부분을 가축 사료가 아닌 인간을 위한 농작물을 생산하길 원한다“며 ”지구를 보존하고 살리는 일에 농부로서 참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이유로 식습관 변화를 강조한다. 케이스 리처즈 영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육류나 유제품을 덜 먹자는 것은 급진적인 채식주의자의 주장이 아니다”라며 “건강하고 균형적인 식습관의 일환으로, 합리적인 양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스웨덴 식품 관리국에선 “젖소의 메탄 가스 배출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니 유제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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