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스페인 난민구조 NGO 선박, 리비아에 억류됐다 풀려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리비아 "난민 수색·구조 구역 준수하지 않는 단체는 책임 져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중 하나인 스페인의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이하 프로악티바)의 선박이 리비아 당국에 의해 잠시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프로악티바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 '골포 아추로(Golfo Azzurro)'가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의해 공해상에서 2시간 가량 억류됐고, 강제로 리비아 해역으로 향하도록 협박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페인 난민구조 NGO '프로악티바 오픈 암스'의 구조선과 활동가들 [ANSA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 단체는 "리비아에서 약 24해리 떨어져 항해하고 있을 때 리비아 해안경비대원이 우리 승조원에게 '트리폴리 항으로 가야한다. 당신들은 억류됐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발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배는 2시간 동안 리비아 해안경비대에 붙잡혀 있다 풀려난 뒤 현재는 북쪽을 향해 항해 중이라고 이 단체 관계자는 덧붙였다.

프로악티바는 앞서 지난 주에도 공해상에서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자신들을 겨냥해 공중에 위협 사격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르셀로나에 본부를 둔 프로악티바는 작년부터 지중해에서 난민 수색·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까지 난민 약 1만8천명을 구조했다.

최근 리비아 당국의 불법 난민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대부분 NGO가 활동가들의 안전을 우려, 지중해에서의 난민구조 활동을 잠정 중단했으나, 프로액티바는 SOS 메디테라네, MOAS 등 다른 2개의 NGO와 함께 지중해에 계속 남아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프로악티바 역시 지중해에서 난민 구조 활동을 계속할 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리비아 해역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난민선 [AP=연합뉴스]



프로악티바는 NGO에 의한 과도한 불법 난민 구조 활동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내무부가 마련한 '행동 규약'에 서명한 5개 NGO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들의 목숨을 구하는 NGO들의 인도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일부 NGO가 너무 적극적으로 해상에서 구조 활동을 펼침으로써 유럽행 난민 행렬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불법 난민 밀입국 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의 활동을 옥죄는 데 나섰다.

한편, 리비아 해군은 이번 일과 관련해 BBC에 "난민 수색·구조 구역의 한도를 준수하지 않는 단체들은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혀, 프로악티바를 억류한 것은 이들이 리비아 당국이 설정한 수색·구조 구역을 침범했기 때문임을 시사했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