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소셜미디어에 사진·영상 확산
'비정한 세상에 너와 나'…난민소년과 떠돌이 개에 '뭉클' |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길바닥에 깔린 더러운 이불 위 남루한 소년과 검정 개 한마리가 얼굴을 맞댄 채 잠들어 있다.
검둥이의 이마에 뺨을 댄 소년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침대에 누운 듯 평온한 표정이다.
개는 앞발로 소년을 감싸 안기도 한다.
인상파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회화 '침대'를 옮겨 놓은 듯한 가슴 저린 실사는 최근 이스탄불 베식타시 구역의 한 거리에서 찍힌 사진·영상이다.
터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둘의 처지가 너무나 안쓰럽다고 반응하며 사진과 영상을 공유했다. 소년과 개의 모습에 위로를 받고 감동했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4일 CNN튀르크 등 터키 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년의 사연은 더욱 가슴 저리다.
터키 구호단체 아나톨리아민중평화토대(AHBAP) 활동가들이 소년을 만나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터키로 왔다고 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삼촌이 소년을 버리고 떠난 후 소년은 길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
떠돌이 검둥이가 외톨이 시리아 난민소년의 유일한 위로자였다.
작년말 기준으로 터키 내 시리아 난민은 305만이며 이 가운데 약 23%가 18세 미만 청소년이다.
난민 아동은 중등교육 취학률이 극도로 저조하며, 학대, 노동착취, 조혼(早婚)에 시달린다.
AHBAP 설립자인 터키 가수 할루크 레벤트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런 소년 수백명이 공원을 거처로 살아간다"고 쓰고,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레벤트는 "당국이 즉시 필요한 보호를 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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