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공유 기능·더 밝아진 렌즈… 전작 대비 기능 더 좋아져
휴대폰 카메라는 커녕 디지털카메라도 생소했던 2000년, 일부 사용자는 PC 모니터 위에 '웹캠'이라는 PC용 카메라를 올려놓고 자신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연예인에 버금가는 예쁜 사진의 주인공들이 인터넷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얼짱 신드롬'이라 불렀다. 일명 '하두리'로 통했던 셀카 문화의 시작이다. 셀카란 셀프 카메라의 줄임말로, 스스로 찍는 자기 사진을 말한다.
요즘은 PC 카메라보다 화질 좋은 휴대폰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네티즌들이 셀카나 얼짱 사진을 주로 올라왔던 인터넷 커뮤니티나 동창회 사이트의 자리도 블로그나 카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대체한 지 오래다. 카메라와 인터넷은 세대교체를 했지만, 셀카 문화는 계속되고 있다. 인기 모바일 SNS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나 '아임인(I'm in)', '하이데어(Hi There)' 등을 보면 자기 사진을 열심히 올리는 '셀카족'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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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액정 화면을 카메라 앞면에 달거나, 화면을 앞으로 돌릴 수 있는 '미러' 카메라 시리즈로 인기를 끌어 왔다. 광고모델의 이름을 따 '한효주 디카'로도 불리는 이 제품군은 스스로 자기 사진을 찍을 때 매우 편리하다는 이유로 셀카족에게 주목받았다. 최근 출시된 'MV900F'는 기존 미러 카메라를 바탕으로 기능과 화질을 끌어올려 전작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MV900F는 외형상 전작인 MV800을 쏙 빼닮았다. 제품 상단을 빗무늬 가공 처리해 금속 소재의 특성을 강조했지만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전작의 진한 핑크 대신 연한 핑크 색상이 추가됐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거의 변화가 없는 외형과 달리, 기능은 더 많아지고 좋아졌다. 대표적으로 최근 삼성의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와이파이(Wi-Fi)와 스마트 공유 기능이 더해졌다. 사용자가 자기 사진을 찍고 PC로 옮길 필요 없이, 찍은 사진을 바로 SNS로 올릴 수 있다. 페이스북과 피카사는 물론, 유튜브, 미투데이도 지원한다.
액정 화면은 3.3인치로 전작보다 약간 커졌다. 또한 LCD에서 아몰레드(AMOLED)로 바뀌면서 보는 각도에 상관없이 색이 일정하고, 야외에서도 사진 확인이 용이하다. 터치 버튼 인식도 전작보다 다소 좋아졌다. 하지만 특정 메뉴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것이 흠이다. 사진 재생 시 사진을 넘길 때도 다소 답답하다.
카메라의 핵심인 광학계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미지 센서가 전작의 CCD 대신 이면조사형 CMOS로 변경됐다. 이면조사형 CMOS는 CCD보다 고감도 노이즈가 적어 야간 촬영 시 유용하다. 셔터 속동영상 촬영도 기존의 HD(1280X720)에서 풀HD(1920X1080)로 화소가 늘어났다. 특히 렌즈는 기존 제품보다 광각 시 렌즈 밝기가 밝아졌다. 분위기 있는 찻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림을 줄일 수 있다. 전작과 달리 슈나이더 렌즈가 아니라는 점은 아쉽지만 화질에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MV900F는 부가 기능을 통해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라이브 파노라마'는 셔터를 누른 채 제자리에서 회전하면 사진을 여러 장 찍어 하나로 합성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 준다. 인물 사진에 화장 효과를 자동으로 입혀 주는 '뷰티 팔레트', 별도의 보정 없이 인상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필터 효과 촬영', 3D 사진을 찍을 수 있는 '3D 촬영' 등이 있다.
삼성전자의 MV900F는 기존 삼성 카메라와 닮았지만, 겉과 달리 속은 '환골탈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른 제품이다. 기능과 성능이 크게 향상돼, 전작과 비교했을 때 메리트가 높다. 가격은 42만 9천 원이다.
■ 구매지수 : 90/100
Good : 회전식 화면에 SNS 업로드까지, 셀카족에 어울리는 다양한 기능.
Bad : 메뉴와 사진 전환이 느려 답답하다.
정택민PD xa1122@chosun.com
[용어 설명]
*하두리: 2000년대 초반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PC 카메라 촬영용 프로그램. '실물보다 예쁘게 사진이 찍힌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화제가 됐던 '얼짱 신드롬'의 일등공신이기도 하지만, 이후 휴대폰 카메라가 인기를 끌면서 하두리 열풍도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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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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