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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TV엔딩]‘파수꾼’, 마침표 달지 않은 ‘장르극의 완벽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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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파수꾼'이 종영했다. MBC '파수꾼' 캡처


‘파수꾼’이 범죄액션 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을 완벽하게 살리며 마무리 했다.

지난 11일 밤 방송한 MBC 월화드라마 ‘파수꾼’ 최종회에서는 조수지(이시영 분)가 윤시완(박솔로몬 분)에 의해 위험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조수지는 이순애(김선영 분)의 총에 맞았지만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장도한(김영광 분)은 “이번엔 가만 두지 않을 거야. 네 게임은 이제 끝이야”라며 조수지 대신 자신을 죽이라고 나섰다.

윤시완은 “그건 시시한데”라면서 장도한에게 그 동안 했던 일을 모두 부정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기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 장도한은 “이렇게 해서 네가 얻는 건 무엇이냐”고 물었고 윤시완은 “짜릿함”이라며 사이코패스 면모를 드러냈다.

그 사이에 윤시완 어머니(전미선 분)는 범행을 예고한 윤시완의 그림을 보며 경악했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이순애의 딸 진세원(이지원 분)을 찾은 건 경찰이 아니라 공경수(키 분)였다. 그리고 폭탄이 터졌다.

폭탄 터졌다는 말에 이순애는 절망했고, 윤시완은 만족했다. 하지만 이내 진세원이 무사하다는 것이 알려졌고 윤시완은 조수지와 함께 건물에서 떨어지려고 했다. 장도한은 대신 윤시완과 떨어졌다. 그동안 조수지의 딸 윤아의 죽음을 예상했으면서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윤시완과 장도한은 결국 중퇴에 빠졌다. 조수지는 장도한에게 “이럴 거면 왜 그렇게 힘들고 치열하게 살았어? 이만 편히 쉬어. 죽을 만큼 당신이 미웠지만 그만큼 당신에게 감사해. 그동안 대장 노릇 하느라 수고했어”라며 눈물을 흘렸다.

1년 후, 조수지는 여전히 ‘파수꾼’ 팀으로 사건을 해결하러 다녔다. 히키코모리였던 서보미(김슬기 분)는 공경수와 함께 드디어 바깥으로 나왔고, 장도한을 도와주는 바람에 좌천된 김은중(김태훈 분) 검사를 도왔다. ‘파수꾼’ 팀은 법 테두리 안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법꾸라지’를 비난하며 “그런 사람 혼내주려고 우리가 있는 거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장도한은 결국 죽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수지는 “그 사람 잊을 수 있을까? 윤아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는 다른 기억이 생겼다”라고 말했고, 장도한의 이복형인 이관우(신동욱 분)는 “나도 아픈 기억을 도한이와 떼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리워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살아갈 이유도 없는 거니까”라며 위로했다.

윤시완의 최종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아버지인 윤승로(최무성 분)가 교도소에 갇힌 채 후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의문의 한 경찰과 변호사가 과거 장도한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과 ‘파수꾼’ 팀의 정체를 쫓는 모습이 그려졌다. 윤승로가 없어졌어도 세상의 범죄가 다 사라질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파수꾼’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는 듯 보였지만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되며 여지를 남겼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조수지와 이관우는 장도한과의 추억을 회상했고 이관우의 “허세가 있어서 어릴 적부터 많이 맞고 다녔다. 그래서 내가 막...”이라는 끝나지 않는 대화로 최종화가 마무리 됐다. ‘끝나지 않았음’을 그리며 끝이 난 ‘파수꾼’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마지막까지 증폭시켰다. 아마도 ‘파수꾼’은 또 다시 제2의 윤승로와 윤시완을 잡아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죽은 장도한을 기억할 것이다.

이처럼 ‘파수꾼’은 마지막 회에서 억지로 해피엔딩을 선택하지 않았다. 장도한의 죽음으로 새드엔딩을 맞았지만, 그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기에 완벽한 새드엔딩으로도 볼 수 없다. 이점은 ‘파수꾼’이 초반부터 로맨스 없이 오로지 범죄 액션에 집중하며 극을 끌고 온 것과 궤를 같이 한 것이다. 특히 지상파에서 보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 깊다. 또 에필로그에서까지 ‘파수꾼’은 이시영과 그 외 액션배우들의 스턴트 신으로 꽉 채우며 범죄 액션 드라마의 의무를 다했다.

앞서 ‘파수꾼’은 이시영의 대역 없는 액션 연기를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1, 2회를 6%와 5.7%(닐슨코리아 기준)로 스타트한 ‘파수꾼’은 3, 4회에서 다소 하락했지만 이후 꾸준히 시청률이 상승하며 마지막 회는 10.2%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장르 드라마 특성상 초반 시청자들을 모으지 못하면 후반에 시청률을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파수꾼’은 해낸 것이다.

특히 김영광은 이번 작품으로 연기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주연으로서 위치를 재확인 받았으며, 그룹 샤이니의 키는 ‘연기돌’로서 다시 한 번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지상파에 오랜만에 출연한 김슬기, 신 스틸러 윤시완 역을 한 박솔로몬과 그의 친구이자 피해자인 진세원 역을 한 이지원 등 신인배우들이 대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한편 ‘파수꾼’의 후속으로는 배우 임시완-임윤아-홍종현 등이 출연하는 ‘왕은 사랑한다’가 오는 17일부터 방송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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