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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7일의 왕비’ 첫방②] 이동건이 다시 쓰는 연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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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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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7일의 왕비’ 이동건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배우 이동건이 역사적 인물 연산군의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이동건은 지난 31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에서 어머니가 폐비된 후 불안함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동생을 향해 칼을 겨눠야 하는 슬픈 왕 이융(연산군)으로 변신했다. 극은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로맨스 사극 드라마다.

이날 연산군은 조선을 뒤덮은 가뭄 때문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가뭄을 해소할 방법으로 음양의 조화에 대해 생각하던 연산군은 동생 이역(백승환)을 혼인시키고자 마음먹었다. 순수한 마음은 아니었다. 자신의 왕권을 넘보지 못하도록 최측근인 신수근(장현성)에게 딸과 이역의 혼사를 치르자고 제안한 것.

연산군은 임사홍(강신일)로부터 “선왕의 유지가 밀지로 남아있다”는 말을 듣고 더욱 예민해졌다. “진성대군(이역)이 성인이 되면 왕위를 물려줘라”라는 선왕의 유언을 애써 무시하고 살던 연산군은 이역에 대한 적대심을 느꼈다.

때문에 연산군은 이역에게 목숨을 건 내기를 제안하고, 그 결과로 이역의 목에 칼까지 겨누며 점차 광기를 폭발시켰다. 다행히 칼은 거뒀지만 “네 충심을 증명하고 싶거든 죽어 다시 태어나라. 차라리 여인이면 더 좋겠다”며 비아냥거렸다.

이동건은 배우인생 최초로 사극에 도전하는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첫 회부터 광기를 뽐내는 연기로 안방극장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이동건은 이역을 죽일 핑계가 필요해 그의 친구들에게 “나와 역의 집에 불이 나면 누굴 먼저 구할 것이냐”는 다소 유치한 질문을 하면서도 비소를 지어보였고, 분노가 차오르는 듯 몸을 미세하게 떨며 연산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였다. 특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 자리를 원하는 것이냐”고 소리치며 이역을 다그치다가도 막상 칼을 휘두르진 못하고 과거 깊었던 우애를 떠올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 극의 엔딩에서 이동건은 자신의 정체를 모르고 뒤를 밟은 신채경(박시은)을 보고 칼을 뽑다가도 그의 어리바리함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동건은 “연산군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번 소개된 역할이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작품이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의 노력은 단 첫 회 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동건이 만들어나갈 새로운 연산군에 기대가 모아지는 순간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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