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장학재단 이사장이 자선축구가 끝난 뒤 인터뷰 하고 있다.13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홍명보 자선축구가 열렸다. 올해도 약 30명의 게스트들이 각각 사랑팀(감독 안정환)과 희망팀(감독 김병지)으로 나눠 풋살경기를 치른다.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열린 ‘쉐어더드림 풋볼매치’는 올해로 12회를 맞았다. 홍명보 전 감독이 국가대표 축구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을 보인 뒤 땅매입설 논란까지 겹쳐 감독직에서 물러난 지 5개월이 흘렀다. 홍 감독은 지난 8일 미디어데이 회견에서 “자선경기 개최 여부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이 일은 계속 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2014.12.13잠실|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예측불허의 중국 축구에 또 하나의 한국 지도자가 희생됐다. 이번엔 홍명보 감독이다.
중국 갑급리그(2부) 항저우 뤼청을 지휘하고 있는 홍 감독이 1년 반의 대륙 생활을 갑자기 마감하게 됐다. 홍 감독 측 관계자는 25일 “구단과 결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에이전트가 주말에 구단과 계약 해지 마무리 협상을 할 전망이다. 이미 이날 오전부터 항저우 현지 언론에서 그의 훈련 불참 소식을 보도하며 도중하차를 기정사실화화고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뒤 휴식을 취하던 홍 감독은 지난 2015년 말 당시 슈퍼리그(1부)에 있던 항저우 지휘봉을 잡아 생애 첫 프로 무대 도전을 시작했다. “지도자를 존중하지 않는 중국에 가지 말라”는 만류가 적지 않았으나 날로 발전하는 중국 축구를 알아야 겠다는 마음 등이 어우러지면서 항저우로 향했다. 항저우는 1년에 1000억원 이상을 손쉽게 쓰는 빅클럽들과 달리 구단 살림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대신 유소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그 속에서 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분투했으나 스타 없는 현실 속에서 막판 뒷심 부족을 드러내고 강등됐다. 하지만 항저우 구단은 홍 감독의 젊은 선수 육성 능력 등을 높이 사 기존 2년 계약을 유지했다. 홍 감독도 구단의 뜻을 존중하고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을 경기마다 복수로 기용하는 등 구단의 미래를 밝히는 일에 힘썼다.
항저우는 올해 전체 30경기 중 10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4승2무4패(승점 14)로 16개 구단 중 11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승격권인 2위 베이징 런허(승점 19점)와 차이가 크지 않아 2~3경기만 선전하면 훌쩍 올라설 수 있다. 문제는 항저우 구단이 최근 돌변했다는 점이다. 중국 프로축구가 올해 선발 라인업에 23세 이하 선수를 하나씩 넣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유망주를 팔아치우기 시작한 항저우는 최근 2연패를 당하자 이를 빌미로 홍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달 이장수 전 창춘 감독에 이어 홍 감독까지 두 명의 한국인 지도자가 갑자기 시즌 도중에 하차하는 운명을 맞았다. 이 감독도 강등권에 있던 창춘을 지난해 5월 맡아 잔류시키는 기적을 연출했으나 올시즌 초반 부진하자 창춘 구단은 그를 향해 칼을 들이댔다. 홍 감독도 이번에 희생됐다. 중국의 반한 분위기와 맞물려 또 다른 한국 지도자의 퇴진이 일어나지 않을 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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