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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TEN 초점] 아이돌, 뮤지컬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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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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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켄(왼쪽부터), 신우, 서은광, 이지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그룹 비투비 이창섭은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빅스 켄은 “뮤지컬 배우가 꿈”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가수로서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고 있지만, 뮤지컬이란 장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꿈이자 목표이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생소한 행보가 아니다. 그만큼 많은 아이돌들이 뮤지컬이란 장르에 도전하고, 또 입지를 굳힌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 과거와 달라졌다. 관객들이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을 넘어서, 작품에 참여하는 아이돌 역시 단순한 ‘도전’에서 그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속해 있는 한 기획사 관계자는 “현재 뮤지컬은 다양한 활동 분야 중 하나가 아니라, 가장 우선되고 있는 중요한 활동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노래와 춤, 연기까지 3박자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장르가 뮤지컬이기 때문에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실력을 증명할 수 있다. 또 뮤지컬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19일 막을 연 뮤지컬 ‘햄릿'(연출 로버트 요한슨)은 주목할만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햄릿에 총 네 명의 배우가 나서는데, 그중 세명이 현재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 중인 B1A4 신우, 빅스 켄, 비투비 서은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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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공연 중인 B1A4 신우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결코 가벼운 작품이 아니다. ‘햄릿’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초연,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을 바탕으로 한다. 뮤지컬화 한 원작자인 야넥 레데츠키의 대표작으로, 1999년 체코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3년에 미국에 진출했다. 올해 국내 무대는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을 맡았고 안무가 제이미 맥다니엘, 원미솔 음악감독이 손을 잡아 완성도를 높였다.

원작자 야넥 레데츠키는 국내 뮤지컬 배우들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23일 열린 ‘햄릿’의 프레스콜에도 참석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작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대거 합류해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연출자 로버트 요한슨 역시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이 작품에는 클래식은 물론 현대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깊은 연기력이 필요하다”며 “모든 햄릿이 깊이 있는 표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 신우, 켄, 서은광 역시 부담이 상당하다. 이들 모두 보다 완벽한 무대로 보답하는 것 외엔 방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신우는 “스스로 자격이 있는 의심했지만, 그럴 때마다 증명해 보여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은광 역시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올라 기쁘다. 나만의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룹 활동과 병행하고 있는 켄은 “사실 새 음반 활동과 겹쳐 출연이 쉽지 않았는데, 단 1회의 출연이라도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햄릿’은 꿈꿔온 작품이었고 나의 최종 목표는 뮤지컬 배우”라고 힘을 줬다.

햄릿의 옷을 입은 셋은 ‘아이돌’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이돌은 실력과 재능을 입증하는 동시에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도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한 뮤지컬 배우는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실제로 같이 작품을 해본 뒤 사라졌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에 참여하고 열정도 뛰어나다. 실력도 출중하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 하는데,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들의 남다른 열정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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