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디테일에도 강한 알파고… 2국은 압도적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프로기사 김성룡9단이 본 커제-알파고2.0 제2국

한국일보

프로기사 김성룡9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종국시간 오후 1시 37분, 커제는 자신의 생각시간 47분이 남아 있는 시점에 더 둘 곳이 없었다. 알파고는 50분을 약간 넘겼을 뿐인데, 그만큼 격차는 너무 많이 벌어져 있었고 본인이 항상 이기는 패턴의 반대편에 서 있었다. 동료 탕웨이싱 9단이 복기로 위로해주지만 울음을 애써 참을 뿐이다.

처음 흑 1,3번째 수를 1국 때 커제가 둔 것을 그대로 사용한 알파고. 커제는 의외라는 듯 살짝 웃었다. 이후 바둑은 일사천리. 커제를 완전히 놀라게 한 수가 등장한다.
한국일보

참고도 23~2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초반(23~25) 알파고의 예술적인 한 수

흑1의 응수타진은 사석작전을 하겠다는 뜻.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석작전과는 달랐다. 1국 때 보여 준 백84수의 한 칸 차이와는 또 다른 흑3의 한 칸. 예술적인 느낌마저 든다. 확실히 이 수를 당한 커제는 흔들렸고 작전을 바꿨다. 복잡한 난전으로…
한국일보

참고도 56~58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반(56~58) 커제 흔들다

바둑은 복잡해졌다. 커제의 의도에 순순히 복잡한 바둑을 따라 두는 알파고를 보며 과연 1국의 알파고 버전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여하튼 백1,3 커제 바둑의 진수인 행마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젠 디테일이 승부가 되었다. 이세돌은 지난해 인공지능의 약점이 디테일 한 부분일지 모른다고 했다.
한국일보

참고도 119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종반(119) 처음 봤다. 알파고의 신의 한 수

흑119 말이 필요 없는 한 수다. 이 한방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 그동안 예측하기 힘든 수를 많이 봤지만 이 수는 인간도 시간이 많았다면 봤을 것이다. 우린 이런 수를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묘수’다.

커제는 초반 알파고의 25번째 수에 충격을 받았다. 이후 노선을 복잡하게 만들어 지난해 이세돌의 제4국 때처럼 신의 한 수를 노렸다. 만약 커제가 오늘 119의 수를 두었다면 커제도 신의 한 수 흑 119가 탄생했을지도 모른다.

1국은 알파고의 아름다운 바둑을 보여준 하루라면 2국은 압도적인 바둑을 보여준 하루로 기록될 것 같다. 우전(중국 저장성)=프로기사 김성룡 9단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