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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넥센은 어떻게 신인들에게 기회의 땅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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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넥센은 어떻게 신인들에게 기회의 땅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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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이 된 넥센 히어로즈.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기회의 땅이 된 넥센 히어로즈.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넥센 히어로즈에 가고 싶습니다."

언제부턴가 넥센 히어로즈는 야구 유망주들이 가고 싶어하는 팀이 됐다. 2008년 주변의 우려 속에 프로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히어로즈는 10년 만에 유망주들이 꾸준히 나오는 '기회의 땅'이 됐다. KBO리그 최초의 200안타 주인공인 주장 서건창을 비롯해 '바람의 손자' 이정후까지 신인과 베테랑들의 융화가 가장 돋보이는 팀으로 우뚝 섰다.

Δ 분명한 목표와 방향성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지향점이 분명하다. 유망주들을 발굴, 팀의 주축 선수로 키워나가는 것이다.

최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등 투타에 걸쳐 유출이 많았음에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실제로 넥센은 강정호(500만2015달러)와 박병호(1285만달러)의 포스팅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올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 야구단을 운영하는 (주)서울히어로즈는 지난해 2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처음으로 흑자 경영을 했다.


무엇보다 넥센은 1차 지명으로 뽑은 선수들의 안착률이 높다. 2012년 한현희(24), 2013년 조상우(23), 2014년 임병욱(22), 2015년 최원태(20), 2015년 주효상(20), 올 시즌 이정후(19)까지 모두가 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넥센의 1차 지명으로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왼쪽부터 한현희, 조상우, 최원태, 이정후. © News1

넥센의 1차 지명으로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왼쪽부터 한현희, 조상우, 최원태, 이정후. © News1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임병욱을 빼곤 모두 넥센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고, 또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밖에도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김하성(22)도 완벽하게 강정호의 빈 자리를 메웠다.

한 구단 관계자는 "넥센은 유독 신인들이 잘 터진다"고 부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형욱 넥센 단장은 "스카우트 파트에서 유능한 선수들을 잘 뽑는 것도 있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발 한다"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지난해 스카우트 팀장을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단장에 올랐고, 그 동안 넥센의 근간이 된 주축 선수들을 여럿 발굴한 경험이 있다.

고 단장은 "선수를 뽑을 때 단점도 있지만 어떻게 하면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선수들이 프로에 왔을 때 1,2군 스태프에서 선수의 좋은 부분에 초점을 맞춘 뒤 단점을 서서히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수들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에서 지도해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Δ 기회의 땅 또는 치열한 전쟁터


장정석 넥센 감독은 올 시즌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부분과 관련해 "잘하는 선수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반문했다. 정확한 표현이다.

장 감독은 "2군 스태프와 이야기를 해서 성적이 좋은 선수를 1군에 올려 기회를 준다는 것이 구단의 기본 방침이다.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1군에서 뛰는 주전들도 긴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넥센은 현재 1군 라인업에 김홍빈(21), 김웅빈(21), 이정후 등 프로 3년 차 미만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효상, 송성문(21), 채상현(24), 허정협(27) 등 2군에서 잘하고 있는 선수들을 수시로 콜업해 선발로 출전시켰다.

넥센 히어로즈의 송성문.(넥센 히어로즈 제공) © News1

넥센 히어로즈의 송성문.(넥센 히어로즈 제공) © News1


장정석 감독은 "27명의 엔트리를 풀로 가동하면 좋겠지만 팀 사정상 분명 1~2 자리는 남기 마련이다. 그 자리에 2군에서 뛰는 선수들을 테스트하면서 기회를 주고 있다. 선수들이 절실하기 때문에 찬스를 잘 잡는 것 같다"고 웃었다.

선수들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겠지만 기존 주전 선수들도 결코 방심할 수 없다. 건강한 선순환이다. 실제로 외야의 고종욱은 컨디션 저하로 2군에 갔다온 뒤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7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고형욱 단장은 "선수들이 1년 내내 꾸준히 잘 할 수는 없다. 때론 컨디션이 떨어지면 숨고를 시간도 주고 재정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만 빈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이 계속 있다 보니 나태해 질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Δ 10년차 넥센, 성적+리빌딩 잡은 시스템 구축

넥센은 올해로 창단 10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처음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줄곧 하위권이었던 넥센은 2012년을 터닝포인트로 해서 강팀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22일 현재 22승1무20패로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출신의 쉐인 스펜서 감독을 2군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여기에 넥센에서 오랜 시간 뛰었던 브랜든 나이트를 퓨처스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로 데려왔다. 육성을 강조하는 넥센은 단순한 선수 지도뿐만 아니라 '필드매니저'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넥센 히어로즈의 장정석 감독(왼쪽)과 주장 서건창.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장정석 감독(왼쪽)과 주장 서건창.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그 동안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감독이 중심이 되는 '감독 야구'를 했다면 넥센은 현장과 프런트의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좋은 성적을 냈다. 사령탑과 코칭스태프의 지도력과 더불어 트레이드나 선수 영입, 신인 선수 발탁 등에 대해선 프런트가 적극적으로 나서 좋은 결과물을 가져왔다.

고 단장은 "이제는 1,2군 현장에서 선수를 육성해서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이 됐다"며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어떻게 하면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있는지 고심했던 것들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넥센은 여전히 "저 팀은 안 될 것"이란 주변의 편견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넥센은 2017년이 아닌 2018년, 2020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놓고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행사'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1차 지명된 이정후가 고형욱 넥센 단장(당시 스카우트 팀장)에게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 2016.8.2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행사'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1차 지명된 이정후가 고형욱 넥센 단장(당시 스카우트 팀장)에게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 2016.8.22/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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