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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단독]'가습기살균제' 옥시, 세제류 '쉐리''파워크린'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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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추락 못버텨…옥시측 "전사업 철수 아니다"

LG생건·피죤 등 옥시 빈자리 채우기 나서

뉴스1

단종된 옥시레킷벤키저 섬유유연제 '쉐리'(왼쪽) 세탁세제 '파워크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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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섬유유연제 브랜드 '쉐리'와 세탁세제 브랜드 '파워크린'을 결국 단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옥시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시장점유율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주요 유통사들이 퇴출 방침을 밝혀 판로 확보도 힘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 옥시, 섬유유연제·세탁세제 브랜드사업 철수 결정

18일 옥시와 관련 업계와 따르면 쉐리와 파워크린 브랜드가 가습기살균제 사태 여파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자 국내용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재고는 옥시레킷벤키저 공식스토어 등을 통해 일부 할인판매 중이다.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쉐리·파워크린뿐 아니라 표백제 '옥시크린' 제습제 '물먹는하마' 세정제 '데톨' 등 대부분 옥시브랜드를 팔지 않고 있어 앞으로 단종 제품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옥시는 생활용품 사업 전체를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스트렙실' '개비스콘' 등 의약품과 세계 1위 콘돔브랜드 '듀렉스'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옥시 측은 공식 답변으로 "레킷벤키저는 "가습기살균제 이슈 관련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생활용품 사업을 중단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쉐리와 파워크린 단종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질문엔 "답변이 제한된 점 양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두 브랜드 단종은 옥시 내부 제보자를 통해 확인됐다.

옥시가 섬유유연제·세탁세제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ΔLG생활건강 ΔCJ라이온 Δ피죤 Δ애경 Δ한국P&G 등이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된다. 옥시 매출이 빠진 자리는 대체재를 생산하는 경쟁사들이 채우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양상은 옥시 사건 직후인 지난해 4월말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한 소셜커머스에 따르면 2주간(4월18일~5월1일까지) 옥시제품 '파워크린' '옥시크린' 매출은 각각 49% 25% 빠진 반면 LG생건의 '테크' '슈퍼타이' 매출은 10% 4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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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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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유유연제 '1.5%' 세탁세제 '1%'…옥시점유율 급추락

옥시의 섬유유연제·세탁세제 점유율을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일어나기 전과 후로 나눠 비교해보면 매우 가파르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옥시는 지난해초(1월~2월 기준) 섬유유연제 부문 시장점유율이 10.9%였지만 올해초(1~2월)엔 1.5%로 급감했다.

이 기간 한국P&G가 21.9%에서 29%로 상승했고 LG생건은 37.2%에서 38.9% 소폭 상승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빨래엔 피죤' CM송으로 유명한 피죤 점유율은 21%다.

같은 기간 세탁세제 부문에서도 옥시의 시장점유율은 6.5%에서 1.0%로 떨어졌다. 두 부문 모두 1%대로 점유율이 떨어져 사업지속 이유를 잃어버린 것으로 분석된다.

세탁세제 사별 점유율은 ΔLG생건(33.8%) 1위 Δ애경(24.4%) 2위 ΔCJ라이온(19.3%) 3위 Δ헨켈(9.0%) Δ피죤(4.0%) 순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순위는 ΔLG생건 '테크' ΔCJ라이온 '비트' Δ애경 '스파크' 순이다.

대형마트와 대형슈퍼마켓 등 주요 오프라인채널에서는 옥시 제품들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들은 소비자 불매여론을 의식해 지난해 중순부터 옥시의 모든 브랜드 상품을 납품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6월 대형마트들이 옥시 제품을 받지 않기로 했었다"며 "일부 남은 재고를 소진한 후 일체 진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옥시포비아가 확산된 이후 옥시가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결국 사업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유한양행과 애경산업은 '옥시크린' 빈자리를 매우기 위해 산소계표백제(세탁용) 사업에 진출했다. 유한양행은 계열사 유한크로락스를 통해 '유한젠'을 출시하고 마동석을 모델로 한 TV광고를 진행해 단숨에 주요표백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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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죤 '꽃길 프로젝트’© News1


◇ LG생건·CJ라이온·피죤 등 섬유유연제 잇단 출시

이번에도 LG생건·CJ라이온·피죤 등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옥시 빈자리 채우기에 나서고 있다.

LG생건은 지난 2월 프리미엄 섬유유연제 브랜드 '아우라'를 론칭하고 신제품 6종을 출시했다. LG생건에 따르면 기존 섬유유연제 대비 3분의 1만 써도 고급스러운 향기가 지속된다. 브랜드 모델 박보검의 TV 광고에 힙입어 출시 두 달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CJ라이온은 콩에서 추출한 성분을 함유한 저자극섬유유연제 '소프트 빈스'를 판매하고 있다. 양이온 계면활성제 등 8가지 유해우려성분을 첨가하지 않고 산도를 낮춰 아기 피부도 안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피죤도 최근 멀티플렉스 CGV와 함께 2017년 봄 맞이 '꽃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멀티플렉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업로드하거나 CGV티켓을 대형마트에 보여주면 고농축 섬유유연제 '리치퍼퓸(700㎖)'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이다.

피죤 관계자는 "온라인 포함 기준 피죤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은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며 "전략제품 리치퍼퓸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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