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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인터뷰]남상미 "`김과장`, 멜로 없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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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남상미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의 따뜻한 메시지에 끌렸다. '삥땅 전문가' 김성룡(남궁민)이 우연한 기회로 의인이 된 이후 대기업 TQ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 이 드라마에서 그는 김성룡을 도와 불의에 맞섰다.

남상미는 오래전부터 그토록 하고 싶었던 액션이 있는 장르물에 출연 제안이 들어왔음에도 '김과장'을 택했다. 그는 "지금 대중을 위로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나를 흔든 매력도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따뜻한 메시지가 정말 좋았다. 내가 정의감 넘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힘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또 행복한 무언가를 대리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라고 행복해했다.

지난 2015년 결혼과 출산으로 공백기를 가진 뒤 2년 만의 복귀였지만 타이틀 롤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본인의 대사를 후배들에게 주는 걸 꺼리지 않았다. 보통의 배우들은 자신의 대사가 다른 사람에게 가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상미는 달랐다.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개의치 않아요. 그들 덕분에 드라마가 잘 된 것 같아 기분 좋은 걸요. 전 비중보다 '남상미가 나오면 당연히 이런 걸 거야' 하는 선입견을 깰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래야 대중에게 깊은 감동과 반전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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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는 '김과장'에 남자와 여자 주인공의 멜로가 없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본인이 강력하게 얘기했고, 그걸 들어준 제작진과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시청률이 주춤하면 흔히 끌고 가는 게 남녀의 멜로이지 않나? 많은 작품 속에서 그런 러브라인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는데 이 작품은 그러지 않고도 여자 주인공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걸 보여준 작품 같다"고 즐거워했다.

남상미는 '김과장'에 참여하며 구조조정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상을 빼 화장실 앞에 가져다 놓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에서는 더 심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남궁민 오라버니가 자살하려는 이에게 다가가 '당신이 뭘 잘못했느냐'고 소리치는데 내 속이 다 시원했다. 사실 눈물을 찔끔 흘리는 것만 방송에 나왔는데 현장에서는 펑펑 울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중을 위로해줘서 다행인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17개월 된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남상미.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떼어놓고 촬영장에 오는 건 어렵지 않았을까.

그는 휴대폰을 들고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라고 웃으며 딸과 시댁 자랑(?)을 한참이나 이어갔다. "딸이 엄마가 배우인 걸 아나 봐요. 엄마한테 붙어있기만 한 아이들은 헤어질 때 눈물바다인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잘 다녀오란 듯 '빠빠이'도 잘 해주고요. 이번에 힘들었다면 다음 작품 할 때 고민이 됐을 것 같은데 다음에도 괜찮을 것 같네요. 헤헤."

"예전에 시부모님과 살았는데 최근에 독립했어요. '집밥 백선생'을 출연하게 된 타이밍이 좋죠. 어머님이 밥도 해주시고 본인이 더 잘하신다며 '네 집 살림 생기면 하라'고 설거지까지 하셨죠. 이제 나오니깐 제가 해야 하잖아요? 밥을 해야 할 타이밍에 프로그램 제안이 왔고 참여하게 된 거예요. 사실 요리를 엄청 못하는데 늘고 있어 좋아요(웃음). 10회 만에 바뀐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이번에 드라마 끝나고 어머님께 바로 요리를 해드렸죠. 물론 '맛나다'는 말씀은 못 들었지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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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최고 시어머니 아닐까. 남상미는 "저희 엄마가 사진만 보고서도 날개 없는 천사 같다고 하셨는데 만나 보시고는 더 좋아졌다. 나도 이런 분 밑에서 보고 배우고 듣고 한 신랑에게 확신이 생겼고, 더 좋아졌던 기억이 있다"고 웃었다.

남상미는 '얼짱'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파일럿, 경찰 등의 꿈을 꾸던 그는 진로가 바뀌었다. 이제는 배우 남상미가 어울린다. 이 꼬리표가 없어진 게 시원할까, 서운할까. 또 자신의 과거 꿈이 바뀐 것에 미련은 없을까.

남상미는 "얼짱이라는 수식어는 그냥 쭉 따라왔으면 좋겠다"며 "어쨌든 공식적으로 예쁘다는 걸 인정받은 것이니 좋다. 또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일이니 좋았던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니까"라고 밝게 웃었다. "과거 꿈을 못 이룬 건 지금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해서 미련은 없어요. 배우가 안 돼 다른 직업을 했어도 나는 뭐든 즐기면서 씩씩하게 잘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지금이 좋아요."

인터뷰 내내 남상미는 밝게 웃었다. 화내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어보니 화를 잘 안 낸단다. 화낸 적이 있느냐고 하니 한참을 고민하더니 "남편에게 물어봐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좋은 게 좋은 것" "그럴 수도 있지"라고 잘 넘어가고,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이 "잘 잊는 편이라는 것"이란다.

남상미는 '김과장' 종영을 "좋은 앨범을 하나 남겼다"고 표현했다. "좋은 사진첩을 만드는 동안 가족들과 못했으니 이제 또 다른 추억을 만들 것"이라며 "가족과 누린 행복한 에너지를 담아내 다음 작품에서 또 나눠주고 싶다"고 바랐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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