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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김과장’ 김선호 “경리부 애드리브 끝이 없어...웃기 바빴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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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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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선하고 자연스러웠다. 지난 3월 30일 종영한 KBS2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의 사원 선상태 역으로 활약한 김선호의 얘기다. ‘김과장’은 그에게 첫 드라마다. 그럼에도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에 대중들은 환호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한 신입사원의 모습은 물론이고, 막내 직원으로 들어온 재벌2세에게 구박을 일삼는 모습도 밉지 않게 그려냈다. 극 중에 유일한 로맨스까지도 척척 해냈다.

첫 드라마에서 그가 목표했던 건 ‘무플’이었다.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어 욕만 먹지 말자는 나름의 다짐이었다고. 김선호는 욕은커녕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품이 잘 돼서 좋고 그런 작품에 제가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지만 사실 실감은 안 나요. 안경을 벗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시거든요. 하하.”

사실 그는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을 시작으로 수많은 연극 작품에서 매력을 발산해왔다. 잘생긴 외모와 수준급 연기력으로 이미 연극계에선 많은 팬을 거느린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첫 드라마의 소감을 묻는 질문엔 허탈한 듯 허허 소리를 내며 웃었다.

“처음에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몰라요. 같은 장면을 몇 번씩 찍잖아요. 그래도 전 매 신에 최선을 다해 소리를 냈거든요. 음향감독님이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막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데 선배들이 ‘너 지금 프레임 밖이야’라고 하고요. 10부 정도 촬영을 할 때쯤 기술적인 부분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어색한 현장에서 김선호를 도와준 건 동료들이었다. 그는 특히 “첫 촬영부터 끝날 때까지 질문이 너무 많았다. 남궁민 형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는데, 항상 웃으면서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형이 힘든지 몰랐다. 어느 순간 형이 하루에 세 시간도 못 자고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정말 친절했다”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선호는 남궁민을 비롯, 남상미·김원해·김강현·조현식·류혜린·동하 등 TQ그룹 경리부로 활약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해맑게 웃었다. “우리 정말 끈끈하다”며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경리부원들은 보통 촬영을 같이 하고, 쉬는 시간도 같았어요. 항상 붙어있었죠. 남궁민 형 등은 너무 바빠서 쉴 시간이 없었지만 죄송하게도 저희는 쉬는 날이 있었어요. 맛집 탐방도 다녔고 커피숍에 가서 얘기도 많이 했고요. 현식이 형이랑은 사우나에도 간 적이 있어요. 현식이 형이랑은 방도 같이 썼는데, 우리끼리 맨날 얘기하고 노니까 동하가 부럽다면서 그 좁은 방을 비집고 들어왔어요. 셋이 같이 수다 떨면서 재미있게 촬영했죠.”

극 초반 경리부 막내로 활약하던 김선호는 재벌2세 역의 동하에게 막내 자리를 내줬다. 이후 그를 은근히 괴롭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에 최종 오디션까지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절친’이 됐다.

“초반에 제가 동하를 괴롭히는 장면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사무실 구석에 앉아있으니 남궁민 형이 ‘내 대사를 줄 테니 둘이 한 번 만들어봐라’라고 해줬어요. 이후에 저랑 동하가 붙어서 내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 거죠. 웃긴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는데, 극 중 동하가 아버지의 죄를 고발하는 진중한 분위기여서 삭제된 게 많아요.”

김선호는 경리부 내의 분위기 메이커를 묻는 질문에 고민도 없이 김원해와 김강현을 꼽았다.

“저는 웃기 바빴고요. 원해 선배와 강현이 형이 애드리브를 시작하면 끝이 없었어요. 감독님이 ‘사전에 얘기된 애드리브는 다 허용하겠다. 리허설 때 미리 얘기해서 풍성하게 만들어보자’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막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거예요. 원해 선배가 넘어지다가 쓰레기통에 엉덩이를 넣기도 했어요. 그 상태로 걸어 다녔다니까요. 심하게 웃겼어요. 하하. 방송에 못 나가서 아쉬운 장면이 정말 많아요.”

우연한 계기로 배우의 꿈을 꾼 이후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하며 꾸준히 연기 인생을 살아왔던 김선호는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직장 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상사, 나쁜 상사는 어떤 사람일까.

“‘김과장’ 속 역할로만 볼게요. 추부장님(김원해)은 정말 좋은 상사예요. 종종 실수도 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잖아요.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자신을 오픈하고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모습이 감동이죠. 사실 김원해 선배 본연의 모습이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직장뿐 아니라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선배예요. 저도 선배를 보면서 ‘아~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 짹짹이 이주임님(김강현)은 정말 얄밉지 않았나요? 뭘 해도 딴지만 걸잖아요. 물론 강현 선배는 최고죠. 하하.”

김선호는 경리부원들에 대해 얘기하며 연실 보조개를 보이고 웃었다. 그러던 중 “경리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실 사회에서는 나처럼 잘 모르는 막내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극 중에선 나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날개를 달고 동하를 괴롭히기도 했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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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호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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