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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연예+] 맛깔나는 연기로 시선 강탈… 이들이 있어 ‘김과장’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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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에 감칠맛 더한 ‘신스틸러’ 3人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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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는 명품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배우들이 있다. 일명 ‘신 스틸러’(scene stealer·주연 못지않은 조연 연기자)로 불리는 배우들로, 서율이사 역의 이준호와 고만근 재무관리본부장 역의 정석용, 오광숙의 임화영 배우가 그들이다. 안하무인 먹소(먹보와 인격장애를 뜻하는 소시오패스) ‘서율 이사’, 악역이지만 악역 같지 않은 ‘고만근 본부장’, 톡톡 튀는 꽝숙이 ‘오광숙’, 이들 명품 연기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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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에서 오광숙 역으로 출연한 임화영, 서율 이사 역으로 출연한 이준호, 고만근 본부장 역으로 출연한 정석용(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정의 지키는 악역… 어려웠지만 신선”


“서율 이사가 되려고 2개월간 외부와 단절하듯이 고독하게 살았어요. 공과 사의 구분 없이 계속 서율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기분 좋은 스트레스였어요.”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 이사 역을 맡은 이준호(27)는 “원하던 찰나 원하던 역이 들어와 서율 이사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었어요. 나쁜 놈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던 찰나에 (서율 역) 제의가 들어왔죠. 처음에는 아주 센 악역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나름 법 안에서 최소한의 정의를 가지고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로 정리됐어요. 어떻게 연기를 해야 최소한의 정의를 지키면서 나쁜 짓을 할 수 있을까?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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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에서 서율 이사 역으로 출연한 이준호는 “나쁜 놈을 한 번 연기하고 싶었는데 마침 제의가 들어왔다”며 “더 센 악역인 줄 알았는데 나름 법을 지키는 악역이라 더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 KBS 제공


아이돌 그룹 2PM 출신의 이준호는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연기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스물’ ‘협려’ 등에 주연과 조연을 맡았으며, 지난해 방영된 tvN 드라마 ‘기억’에 변호사 정진 역으로 출연했다.

서율은 드라마 초중반 김성룡(남궁민) 과장과 대립하는 악역으로 나온다. 박현도(박영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스스럼없이 악행을 벌인다. 다른 사람들에게 시종일관 반말하고 고함치고 때리는 등 무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율은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김성룡과 함께 박 회장의 비리를 밝히는 데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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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에서 의인이 된다. “주인공 김성룡은 악인에서 의인이 됐어요. 서율도 다를 바 없어요. 김성룡에 동화돼 반강제적으로 의인이 됐죠. 서율이 마냥 악인으로 남지 않아 오히려 신선했어요.”

“부담 없이 재미있게 연기했어요. 해본 적 없는 캐릭터여서 더 즐기면서 한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줬고, 드라마 촬영장에서도 스태프와 배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줘 지금의 ‘꽝숙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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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에서 오광숙 역으로 출연한 임화영은 “오광숙 캐릭터가 너무 튀어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지 않을까 고민이 됐다”며 “김성룡 과장은 ‘꽝숙이’에게 영원한 ‘꽈장님’, 계속 따라다닐 것”이라고 밝혔다. 남정탁 기자


◆ “톡톡 튀는 ‘꽝숙이’ 한껏 즐기면서 했어요”


데뷔 8년차 배우 임화영(33)이 최근 대중에게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KBS2 ‘김과장’에서 ‘오광숙’ 역으로 맹활약을 했다. 군산 다방 종업원 출신의 오광숙은 덕포흥업 경리과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김성룡(낭궁민) 과장과 인연을 맺는다. 이후 김 과장을 따라 서울로 올라와 TQ그룹 건물 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면서 TQ그룹 임직원들의 비리를 파헤치는 데 일조한다. 일명 ‘뽀글이머리’라고 불리는 파마한 헤어를 비롯해 짙은 화장과 높은 톤의 목소리가 트레이드마크다. 별명은 ‘꽝숙이’다. “‘오광숙’ 자체가 재미있어서 연기하는 데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오히려 캐릭터가 너무 튀어 다른 등장인물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놀까봐 걱정됐어요. 다행히 동료배우들이 잘 받아줘 꽝숙이가 더 꽝숙이처럼 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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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영의 실제 성격은 톡톡 튀는 듯한 오광숙과 정반대라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하는 내내 보인 모습은 꽝숙이스러웠다. “꽝숙이스럽지 않아요. 애교도 많고 사랑스럽고, 적극적이고, 러블리하잖아요. 저는 애교도 없고 시크해요. 무뚝뚝해요. 그리고 개구쟁이에 장난도 많고 오지랖도 넓어요. 친구들이 오지랖 그만 떨라고 할 정도…. 꽝숙이랑 같은 성격이네요. 하하.”

의리를 중시하는 모습도 오광숙과 닮았다.

“김 과장과 꽝숙이는 의리로 묶인 관계예요. 김 과장이 어디 있든 따라갈 거예요. 영원한 ‘꽈장님’이기 때문이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당연히 꽝숙이처럼 김 과장을 도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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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에서 고만근 본부장 역으로 출연한 정석용은 “비극적 결말을 맞는 아빠역이었는데 대본 작업 중에 캐릭터가 바뀌었다”며 “고 본부장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이재문 기자


◆ “우유부단한 고만근, 실제 제 모습 닮았죠”


“원래 초반에 맡기로 했던 역할은 ‘누군가의 아버지’ 역이었어요. 비극적인 부분도 있다고 들었죠. 그런데 대본 작업 중 제가 맡기로 했던 배역이 사라졌어요. 그래서 빠지려고 했는데 감독과 작가가 같이 하자고 하면서 반 억지로 넣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제 캐릭터가 많이 반영돼 우유부단하고 시키는 대로 하는 고만근 본부장이 나왔죠.”

배우 정석용(46)은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서 고만근 재무관리본부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 본부장은 박현도(박영규) 회장의 지시 아래 서율(이준호) 이사, 조민영(서정연) 상무 등과 함께 회계장부를 조작해 비자금을 마련하는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른다.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다소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만약 제가 고 본부장이었다면 더 심하게 (비리 등을) 했을 거예요. 입장이 있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요. 더 가진 사람이 그런 거(돈·명예 등)에 집착이 더 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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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신 스틸러’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위로는 박 회장과 서 이사, 조 상무 등에게 치이고, 아래로는 김성룡(남궁민) 과장과 오광숙(임화영)에게 매번 당하는데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명장면으로는 고 본부장과 이강식(김민상) 과장이 검찰에 자수하러 뛰어가는 장면을 꼽았다.

“23일 저녁에 방송되는 내용이었는데 그날 새벽까지 촬영했어요. 뛰어가는 동선을 확인하고 배우들 간 합(연기)도 맞춰야 해 어려운 장면이었죠. 하지만 저랑 김민상 배우가 연극배우 출신이어서 수월하게 촬영했어요. 연극배우들은 무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에 활동적인 장면에는 적응이 돼 있거든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사진=이재문·남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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