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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우리은행, 5년 연속 통합우승 이끈 세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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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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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해도 여자농구 챔피언은 아산 우리은행이었다. 이제는 우리은행의 우승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3-7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2~2013시즌부터 벌써 5년 연속 통합 우승이다. 인천 신한은행(6연패)에 이은 여자프로농구 역대 2위 기록이다. 그전 4차례 우승까지 포함하면 9번째 정사이다.

위성우(46)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로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우승을 경험한데 이어 우리은행 감독으로 옮긴 2012-2013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5시즌 연속으로 총 11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맛보는 진기록을 세웠다.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게 더 어렵다고 한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정상을 오래 지키면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지난 5년 동안 전혀 흔들림이 없다. 비결이 무엇일까.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기본

우리은행의 농구를 표현하는 가장 짧지만 적합한 단어다. 위성우 감독은 2012~2013시즌 감독 에 부임하자마자 기본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위성우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체력과 수비다. 농구에서 기본 가운데 기본이다. 이는 만년 하위팀이었던 5년전이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의 지옥훈련은 악명높기로 유명하다. 시즌 중에도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한다. 마치 육상부를 연상시킬 정도로 뛰고 또 뛴다. 처움에는 혹독한 체력훈련에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선수도 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 스스로 훈련량을 소화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적응을 마쳤다.

위성우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굽히지 않는다. 실력이 좋고 이름값이 있어도 체력이 뒷받침 안되면 출전시키지 않는다. 40분 내내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우리은행의 압박 수비는 그렇게 만들어진 체력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지난 5시즌 중 4차례나 최소 실점 1위를 차지했다.

▲MVP

박혜진(27·178cm)을 빼놓고 우리은행 농구를 얘기할수는 없다. 박혜진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차지했다.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을 한몸에 받았다.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나이지만 정규시즌과 챔프전을 포함해 MVP를 6번이나 받았다.

박혜진은 위성우 감독의 분신이나 다름없다. 위성우 감독의 승부사 기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곱상한 얼굴이지만 코트에 들어서만 위성우 감독처럼 독사로 변신한다. 포인트가드를 맡아 경기를 조율하면서 기회가 오면 직접 돌파하거나 3점슛을 던져 상대의 허를 찌른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15.7점 8.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미 최정상에 올라섰지만 박혜진은 만족을 모른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슛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자 개인훈련을 통해 약점을 극복했다. 올해 3점슛(69개) 리그 1위, 3점슛 성공률 2위(38.1%)에 올랐다.

칭찬에 인색한 원조 독사도 박혜진에 대해선 찬사 일색이다. 위성우 감독은 “가장 잘하는 선수가 항상 채찍질을 하기 때문에 팀 분위기 자체가 항상 노력하는 분위기로 유지된다”며 “박혜진은 더 물오른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선수 스스로 더 발전하려는 생각을 하니 지도자 입장에선 기특할 뿐이다“고 말했다.

▲벤치멤버

우리은행은 주전 5명만의 팀이 아니다. 주전과 벤치멤버의 구별이 없다. 특히 올시즌은 벤치멤버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는 것이 불가능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은행은 위기가 찾아왔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했다. 주전 센터 양지희(33·185cm)와 포인트가드 이은혜(28·168cm)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일단 포인트가드 자리는 팀의 에이스 박혜진이 맡으면서 불을 껐다. 그런데 박혜진이 패스와 경기 조율에 더 신경쓰면서 득점이 걱정됐다.

위성우 감독은 과감히 벤치멤버였던 최은실(23·183cm)과 김단비(25·176cm)를 선택했다. 최은실은 한때 농구를 관뒀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였고 대학을 거쳐 김단비도 체력이나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위성우 감독의 강한 조련속에서 최은실, 김단비 등 백업멤버들은 처음부터 주전이었던 것처럼 맹활약했다. 센터 양지희의 자리도 이선화가 훌륭히 메웠다.

주전과 벤치멤버의 구분이 더이상 의미가 없었다. 선수 가용폭이 훨씬 넓어지니 팀이 더 강해졌고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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