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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여기서 안 되더라도..." 김태형 감독의 현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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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김태형 감독. 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1군 진입을 목표로 땀 흘린 젊은 선수들이 좌절하지 않기를 바라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김 감독은 지난 19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요즘에는 선수들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다. 몇몇 선수들이 인사하면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사실 개막 엔트리는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다. 매년 이 시기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부터 40, 50명의 선수들이 1군 무대를 응시했으나 1군 엔트리는 27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절반에게 2군행이 통보된다. 감독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두산은 어느 팀보다 선수층이 두텁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8명이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투타에 걸쳐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불펜도 이용찬의 빠른 회복세로 청신호가 켜졌다. 그만큼 2군 선수 입장에서 1군 진입은 바늘구멍이다. 시범경기에서 기를 쓰고 활약해도 1군 무대에 선다는 보장이 없다. 시범경기에 출장 중인 2군 선수 대부분은 이천에서 올 시즌을 시작할 확률이 높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기분도 상하고 심적으로도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은 유지했으면 좋겠다. 꼭 이 팀에서 잘 되란 법은 없다. 여기서 안 되더라도 야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도 있지 않나. 꾸준히 하다보면 어디서든 잘 될 수 있는 기회는 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다. 지난 10년 중 2006년과 2011년, 그리고 2014년을 제외한 7년 동안 가을야구 무대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진출도 다섯 번이나 이뤘다. ‘화수분 야구’란 명칭에 걸맞게 매년 새로운 선수들이 주축으로 올라선 결과다. 그만큼 내부경쟁이 치열하다. 다른 팀에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두산에선 후보가 된다.

결국 몇몇은 두산을 떠나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빛을 봤다. 2차 드래프트 최고 성공사례인 이재학(NC)을 비롯해 지난해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성배, 넥센 4번 타자로 성장한 윤석민, 주전포수 자리까지 꿰찼던 허도환 등이 이적 후 잠재력을 터뜨렸다. 두산 구단 또한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노경은이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 후 네 번째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팀이다. 지난 세 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총 15명이 지명 받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2군 무대인 것 같지만 많은 구단들이 2차 드래프트에 대비해 2군 경기에 스카우트를 파견한다. 당장은 잠실구장이 멀어보일지 몰라도 1군 진입의 문이 완전히 닫혀있는 것은 아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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