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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인터뷰③] ‘국악계 아이돌’ 남상일이 방송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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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유지혜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국악계의 아이돌’로 통하는 국악인 남상일은 남다른 입담을 가졌고, 끼도 충만하다. 어느 프로그램에 나서도 곧바로 색깔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리액션을 하는 재능도 갖췄다. 그런 남상일은 절대 자신을 ‘방송인’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그는 어디까지나 “소리하는 남상일”이었다.

최근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뛰어난 입담을 발휘한 남상일은 사실 ‘프로 방송꾼’이다. ‘아침마당’이나 ‘황금연못’과 같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패널로 꾸준히 출연 중이며, 강연이나 행사도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스타다. 스스로도 “국악인 중에서 제가 방송을 제일 많이 했을 거다”라고 인정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초대스타 같은 개념으로 방송에 출연했고, 고등학생 때에도 ‘국악한마당’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했다. 서울에 올라와서는 EBS ‘딩동댕 유치원’에 한동안 출연해서 아이들이 저를 ‘훈장선생님’으로 알기도 했다. ‘생생정보통’이나 ‘시사투나잇’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라디오와 방송을 오가며 활동한 남상일은 이 모든 게 ‘우리 소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나를 부른 이유가 어찌됐건 소리로 무언가를 풀어내길 바라기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하며, 어떤 방송이든 한복을 입고 소리꾼으로 출연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 전통 소리의 매력을 모르는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장년층은 국악을 좋아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국악을 옛날 음악이란 생각만 한다. 공연장에 와서 들어보면 다르다. 내 매니저 친구도 국악의 ‘국’자도 모르는 친구였지만 날 따라 공연장을 다니면서 지금은 ‘국악 전도사’가 다 됐다.(웃음) 하지만 국악을 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시피 한다. 대중음악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에 두 세 개씩 있고, 노래 대결 프로그램도 많지만 국악은 알릴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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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불후의 명곡’이나 ‘복면가왕’에서 국악 창법으로 가요를 부르는 이유도 다 이 때문이었다. 국악 창법으로 가요를 달리 해석해서 선보이면, 느낌도 다르고 호기심도 자극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라스’에서 선보인 국악 버전 ‘애인 있어요’에 감동을 느꼈다는 시청자가 많았다. 남상일은 이에 “젊은 사람들에게도 분명 국악의 정서가 있다”고 확신했다.

“한국인에겐 국악의 정서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건드려주느냐가 중요하다. 전통의 맛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할 수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가요를 국악 창법으로 보여줘 그 정서를 건드리는 거다. 아직 전통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의 전통을 들이밀면 통하지 않는다. 난 전통과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다리의 형태가 다양하듯, 내 방식도 분명 전통으로 다가가는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방송 스케줄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스승에게 들려줘도 부끄럽지 않을 소리를 하기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남상일. 모든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그의 ‘전력투구’에 남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는 2008년 작고하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큰 꿈을 꾸지 않는 대신 늘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늘 애틋한 부자지간이었다. 그런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투병을 하셨는데, 그동안 정말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고 모든 일을 정말 열심히 했다. 결국은 돌아가셨지만, 그 때 느낀 것이,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 그저 주어진 일에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거였다. 그 이후로 거창한 꿈과 계획을 세우진 않지만, 그저 주어지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보니 방송도 연결돼 계속 일이 들어왔고, 무대에도 올랐다. 그러니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다.”

결국은 어느 무대가 됐건, 어느 방송이 됐건 열심히 해서 우리 소리를 알리고 싶다는 남상일. 그는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가 국악을 알리고, 자신으로 인해 국악이 쉽고 재밌다는 걸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최종 목표에 “국악인 남상일로 남는 것”이라고 답하는 남상일은 천상 ‘국악인’이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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