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남상일 “송소희에 질투? 박수쳐주고픈 후배”

[OSEN=유지혜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제가 (송)소희를 질투한다고요? 아이고, 결코 그런 거 아니에요. ‘부럽다’, 요 정도지. 하하하”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국악인 남상일은 지난 16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남다른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간 ‘아침마당’과 같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엔 많이 나왔지만, 젊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라는 남상일은 자신이 ‘국악계의 아이돌’이란 타이틀로 소개된 것이 부끄럽기만 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끔 ‘국악계의 아이돌’이나 ‘국악계의 비’ ‘국악계의 싸이’라고 해주시더라. 부담스럽지만 영광이다. 스타들에 견주어 표현해준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저보다 후배들도 있지만 일단 국악계에서는 젊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이런 별명을 지어주신 것 아닌가 싶다. 타이틀에 걸맞게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국악계 후배라는 단어가 나온 김에 물었다. ‘국악 소녀’로 유명한 송소희에 연락이 왔느냐고 말이다. ‘라스’에서 남상일이 CF를 찍은 송소희가 부러웠다고 질투심을 보였던 바 있기 때문. 즉석에서 송소희의 CF를 개사해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른 것은 “즉석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하며 남상일은 손을 내저었다.

“그야말로 ‘배아프다’는 표현은 너무 심했고, ‘부럽다’ 정도였다.(웃음) 소희는 공연장에서 자주 만나는 후배다. 소희는 실력도 있고, 어른들에게도 잘하는 예의 바른 친구다. 가끔 ‘애늙은이’란 생각을 할 정도로 깍듯하다. ‘라스’ 나온다는 기사를 보고도 내게 ‘잘 보겠다’고 연락을 했었다. 방송에선 그렇게 얘기했지만 잘 지내는 후배와 선배 사이다.(웃음)”

그는 송소희를 언급하며 “국악계에 이런 후배가 있다는 게 든든하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누가 잘 되면 배아픈’ 시기도 분명 있었지만, 요즘은 오히려 국악계에서 스타가 탄생하면 기쁘고 대견하기만 하다고. 국악을 사랑하는 남상일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어느 분야든 눈에 띄는 스타가 있어야 발전이 오지 않나. 국악계는 송소희 정도 말고는 바깥에서 알 만큼의 활약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요즘은 국악계에서 누가 이목을 끌고, 유명해지면 대단하단 생각이 들고, 그 친구들에 박수쳐주고 싶은 심정이다. 송소희도 그렇고, 이런 박수쳐주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 저도 그들을 응원하고, 내 노하우도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남상일은 대선배들과 후배들의 가운데를 잇는 중견 국악인으로서 많은 고민이 있다고. 국악하는 학생들에게는 ‘선생님’ 소리를 듣고, 60~70대 스승들에게는 까마득한 후배가 되니 지금의 그의 위치가 참으로 애매하면서도 임무가 막중한 자리임에는 분명하다. 그럴 때마다 그가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건 “소리를 놓치지 말자”다.

“행사에 가면 ‘불후의 명곡’이나 ‘복면가왕’에서 부른 노래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꼭 전통 소리 한 대목은 해야 한다’고 못 박는다. 그건 저의 정체성이다. 저를 잘 모르시는 소리하는 어르신들은 ‘왜 이상한 거 하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가요를 국악 창법으로 오롯이 불렀을 때, 그건 국악의 한 모습이 된다고 생각한다. 국악계의 허리 세대로서, 많은 후배들이 절 롤모델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국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스승도 많은 방송 일정을 소화하는 남상일이 소리를 게을리 하지 않을까 가끔 걱정하지만, 노래를 들으면 “소리 들으니 연습했구나”라는 말을 한다고. 이 한 마디가 그에게는 천군만마란다. 자신의 방식으로 소리를 알리고 싶다는 남상일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리하는 남상일입니다”라는 말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는 그의 국악사랑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