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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희범 위원장 “평창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쓴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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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평창올림픽 G-365 행사에서 김연아(왼쪽 세 번째)가 성화봉을 전달 받고 있다. 평창 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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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왕국’ 일본 삿포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52만 명의 중소도시에 불과했다. 산업 시설도 거의 없었고, 농축산업에 주로 의존했다. 하지만 1972년 아시아 최초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수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호텔 및 인프라 시설을 구축했고,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삿포로의 대표적인 ‘눈꽃 축제’도 매년 2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오는 대형 축제가 됐다.

삿포로는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뛰어들 계획이다. 동계올림픽은 적자 위험이 큰 데다가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에 이어 동계올림픽을 3회 연속 아시아에서 개최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삿포로시는 적극적이다. 시민들도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 찬반 설문에서 66.7%가 찬성표를 던졌다. 주일 삿포로 대한민국총영사관의 한혜진 총영사는 “일본은 워낙 건물이나 시설 관리를 잘하지만 현재 삿포로 도시 시설 전체가 노후화 된 것이 사실”이라며 “54년 만의 올림픽 개최로 도시를 새로 단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설명했다.

2018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도 이런 점에서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강원 평창군은 인구가 4만3,000여명에 불과한 시골이다. 당연히 세계적으로도 인지도가 거의 없다. 눈꽃 축제도 1993년 처음 시작해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동네 축제’ 수준이다. 평창은 올해 들어 각종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각국 선수단을 만났다. 하드웨어인 경기장 시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합격점이었지만 소프트웨어인 숙박 업소나 음식점은 손님을 맞을 준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올림픽 대목을 맞아 ‘바가지’ 요금 횡포를 부릴 수 있다는 적잖은 우려도 일고 있다. 이희범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올림픽은 지역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기회인데 주민들의 마음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며 “반짝 특수를 노리려다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갖고 축제를 준비하는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평창은 인지도만 올리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이 많다. 올림픽 유산인 경기장 시설들과 평창 한우, 황태 요리, 곤드레 밥 등 입맛을 사로잡을 음식도 즐비하다. 삿포로처럼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면 2018년 올림픽 기간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올림픽 유산과 관광을 접합한 문화 상품 발굴로 평창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삿포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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