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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메이저리그 고의4구 생략...선수단 뜨거운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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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미국 메이저리그가 올시즌부터 고의4구때 투구하지 않고 감독의 수신호로 대체하기로 한 것에 대해 찬반논란이 뜨겁다. 사진은 극내프로야구 넥센-한화전에서 이택근을 고의 4구로 거르는 모습. 2015. 5. 16.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럴 바에는 홈런 치고 베이스도 돌지 말자.” “느린 공을 가만히 바라보느니 생략하고 나가는 게 낫다.”

메이저리그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고의4구 과정을 생략하기로 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이를 보도했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고의4구 생략을 인정했다. 이로써 2017시즌부터는 더그아웃에 있는 감독이 고의4구 사인을 내면 자동으로 타자는 1루로 진루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았음에도 자동으로 볼넷 판정이 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메이저리그는 경기 진행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고 감독이나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 횟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선수단의 반응이다. 뉴욕타임즈는 23일 고의4구 생략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가 뜨겁게 나뉘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 컵스 조 매든 감독은 “변화를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의4구 생략을 원하지 않는다. 고의4구 생략으로 경기 시간이 크게 줄지도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포수 러셀 마틴은 “이럴 바에는 이제 홈런 치고 베이스도 돌지 말자”고 덧붙였다.

반면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투수 웨이드 데이비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조디 머서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데이비스는 “투수가 천천히 포수에게 볼 4개를 던지는 것은 전혀 흥미롭지 않은 행위다”며 “투수 입장에서 고의4구는 투수가 지닌 총알 낭비하는 것과도 같다. 팀 입장에서 봤을 때도 고의4구가 나올 때는 누구도 집중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머서는 “느린 공을 가만히 바라보느니 생략하고 나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선 총 932회 고의4구가 나왔다. 비율로 따지면 2.5경기당 하나다. 그런데 고의4구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은 적도 있다. 2016시즌 뉴욕 양키스의 개리 산체스는 투수가 던진 고의4구성 공을 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2006시즌에는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뛰었던 미구엘 카브레라가 고의4구성 투구에 적시타를 날렸다. 당시 카브레라와 함께 했던 조 지라디 감독은 “투수가 고의4구를 생각하고 던진 공을 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개인적으로 고의4구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해 볼 부분은 따로 있다고 본다. 나는 고의4구가 투수의 투구 리듬을 깨뜨린다고 본다. 투수를 위해서라도 고의4구 생략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프로야구에선 아직 고의4구 생략과 관련된 논의는 없다. KBO관계자는 “지난해 스피드업을 위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어떤 부분을 논의하고 있는지 검토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메이저리그가 고의4구 생략을 검토하고 있는 게 나오기는 했었다. 하지만 안건에 올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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