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김과장’ 포스터
◆ 현실 담았다
‘역적’은 홍길동의 이야기를 그린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이 아니다. 조선 연산군 시절 실존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한다. 본격 홍길동의 활약에 앞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건 홍길동의 아버지이자 노비의 운명을 타고난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 아모개(김상중)였다. ‘역적’은 홍길동에게 ‘씨종의 아들’, ‘역사’라는 설정을 부여한 팩션사극이지만 역사에 기반을 뒀다. 아모개는 씨종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다 ‘아기장수’로 태어난 아들 홍길동을 온전히 키우기 위해 운명을 거스른다. 운명을 거부한 그로인해 아내 금옥(신은정)이 주인댁인 조참봉(손종학)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지만, 그 죄의 대가는 컸다. 양반들의 부당한 ‘갑질’은 현 시대와도 맞닿는다.
‘역적’ 스틸컷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작품 모두 현시대의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 우리의 모습과 잘 맞아 떨어지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역적’은 사극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금수저, 흙수저 등 계급론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감을 자아내는 면이 많다. 이런 것들이 작품의 완성도가 결합되며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했다.
◆ 통쾌하다
현실을 담은 두 작품은 짜릿한 통쾌함까지 전한다. ‘역적’에서 아모개는 조참봉을 살해한다. 아모개는 당연히 죽을 상황이었지만 지혜로 이 상황을 타개한다. 아모개는 조참봉이 폐비 윤시와 내통한 사실을 알고 ‘강상죄’의 칼날을 참봉 부인(서이숙)에게 돌렸다. 결국 그는 무죄로 풀려났고, 참봉 부인은 아모개에게 사과를 했다. 이 모습은 쾌감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족쇄와도 같던 노비의 굴레를 벗어던진 아모개는 익화리의 큰 어르신이자 장사꾼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다. 물론 이 통쾌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모개와 참봉부인의 대립이 끝나지 않은 것. 아모개는 기득권의 악랄함에 무릎을 꿇었다. 이제 그의 아들인 홍길동(윤균상)이 나설 차례다. 향후 드라마는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사로잡은 홍길동과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줄 예정이다. 진정한 리더십의 부재로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 ‘역적’은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짚어낼 전망이다.
‘김과장’ 스틸컷
◆ 열연한다
배우들의 열연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을 더한다. 왕, 양반 역할을 자주 맡아왔던 김상중은 노비마저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며 명불허전 연기력을 입증 받았다. 비루한 옷차림과 아무렇게나 틀어 올린 머리에도 그만의 위엄과 근엄함은 큰 어르신으로 거듭나는 아모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양반에게 모든 재물을 빼앗기고 죽은 아내를 지켜봐야 할 때 김상중은 처절했다. 콧물까지 흘리며 절규하는 그의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로운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통통한 볼살의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가족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참지 못해 씩씩거리며 힘을 발휘한다. 당차고 똘똘한 연기부터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변했다는 죄책감 등 다채로운 표현력으로 주목할 만한 아역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회부터 본격 등장한 성인 홍길동의 윤균상의 존재감도 빛났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했던 그는 여동생이 납치를 당하자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역사’ 홍길동으로 변모했다. 담대하고 먹먹했던 윤균상의 활약은 이제부터다.
‘역적’ 스틸컷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