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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김과장' 신드롬③]"악역인데 귀여워" 이준호, 아이돌 지운 美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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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서보형 기자


[헤럴드POP=황수연 기자]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남의 희생 따위는 당연시 여기는 인물, 분명 '악인'인데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구석이 있다. 김과장 남궁민으로 완벽했던 삶이 꼬여가는 과정이, 정적인 남상미에게 첫눈에 반한 남자의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한다. 바로 배우 이준호가 연기하는 허당 악역 '서율'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의 시청률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첫 회 7.8%(전국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했던 시청률이 3회 만에 두 자릿수를 넘어서더니 지난 6회는 16.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원톱 주연 남궁민의 코믹 연기에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준호에 대한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연기돌을 넘어선 미친 존재감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독선적인 서율에게서 아이돌 2PM 준호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트레이드 마크인 눈웃음은 카리스마 넘치는 날카로운 눈빛이 됐고 장난기 넘치는 개구쟁이 캐릭터는 한 치의 구김도 없는 슈트에 단정한 포마드 헤어로 차도남으로 변신했다.

이준호는 "서율이 여태껏 해보지 않았던 색다른 역할이라서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고. 이에 이준호는 "최대한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서 사람도 안 만나고 고독한 서율로 살아가고 있다. 외롭고 스트레스는 받지만 괜찮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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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서율의 매력은 무엇일까. 악인과 허당, 사랑꾼을 오가는 캐릭터의 간극 즉 '갭(Gab)'이다. 극중 서율은 최고의 엘리트 검사로 승승장구하다 TQ그룹 재무이사로 스카우트된 인물이다. 빈틈없는 완벽주의 냉혈한으로 위아래 구분 없이 막말에 늘 분노로 차있다. 한 마디로 소름 돋게 못됐다.

그런데 김과장 남궁민과 첫눈에 반한 남상미만 보면 달라진다. TQ그룹의 지저분한 뒤처리나 맡다가 버릴 존재인 김과장이 번번이 서율의 뒤통수를 치는 것. 자신의 약점을 잡은 김과장을 밀실에 가두고 협박을 가해도 그는 늘 여유만만하다. 오히려 김과장은 서율을 떠올리며 "너무 귀여워"라고 말한다. 서율은 이미 한 수 아래가 됐다.

화가 잔뜩 나있다가도 남상미를 발견하면 눈빛부터 착해진다. 악인도 사랑 앞에서는 온순해지고, 완벽남도 빈틈이 생긴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불법 동원된 용역업체 직원에게 밀쳐진 남상미를 위해 주먹을 날리기도 하고, 남상미와 술자리에서 "김과장과 친하냐, 앞으로 회사에서 날 만나면 아는척해라. 다음에 나랑 캐치볼 하자"며 유치한 질투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서율의 먹방은 '김과장'의 킬링 파트다. 첫 회 치킨부터 소고기, 초밥, 핫바, 새우과자, 피자까지 매 회 음식이 등장하는 가운데 얼굴의 미세한 근육까지 사용하는 이준호의 맛깔나는 먹방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취조실에서 치킨으로 협박해 자백을 받기도 하고, 새우깡을 김과장의 얼굴에 던지며 화를 내는 등 음식과 캐릭터의 조합이 독특하다.

서율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공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소화하는 이준호의 연기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적어도 '김과장'에서 우리가 알던 2PM 준호는 없었다. 이제야 비로소 이준호에게서 '진짜' 배우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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