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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어게인TV]'내성적인 보스',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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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내성적인 보스'


[헤럴드POP=박수정 기자]내성적인 보스와 외향적인 신입 직원의 만남, 여기에 3년 전 자살 사건이 얽힌 미스터리. tvN ‘내성적인 보스’가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가 신선할 줄 알았는데 현실감 떨어지는 설정들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17일 방송된 tvN ‘내성적인 보스’(극본 주화미/연출 송현욱)에서는 은환기(연우진 분)가 자신에 대한 갑질 횡포 루머로 결국 대표 자리를 내놓고 새로운 사내 벤처팀을 꾸리게 됐다. 그 과정에서 채로운(박혜수 분)은 은환기와 수차례 마주쳤지만, 그를 단순히 퀵서비스 기사로 오해하게 됐다.

채로운은 공연이 끝날 때마다 자신에게 꽃을 배달해 준 팬을 ‘미스터 스미스’라 부르며 기다렸다. 공연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붙잡지만, 은환기를 재빨리 숨었다. 채로운은 남자 화장실까지 그를 따라가며 화장실 벽을 사이에 두고 3년 전 언니 채지혜(한채아)의 자살 이야기도 전하며 울었다.

앞서 은환기는 채로운과 마주칠 때마다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1회에서 채로운의 차를 박은 뒤, 채로운이 자신의 방까지 쫓아왔을 때도 얼굴을 가렸고, 공연장에서도 얼굴을 가리는 데에 성공했다.

채로운과 은환기는 옥상에서 다시 마주치게 됐다. 은환기가 옥상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연습을 지켜본 채로운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놀란 은환기가 넘어지려 하자 그를 붙잡으며 함께 넘어졌다. 채로운이 그의 얼굴을 보게 됐다. 은환기는 허겁지겁 얼굴을 가리고 도망갔다. 이때 채로운은 은환기 주머니 속에 있는 꽃배달 퀵서비스 명함을 발견했다.

이후 채로운은 은환기를 사내에서 마주쳤다. 퀵서비스를 보내려던 찰나 은환기를 마주치자 옥상에서 본 명함을 떠올리며 그를 퀵서비스 기사로 착각했다.

의문이 드는 점이 이 대목이다. 은환기와 채로운은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들로 네 번 이상 마주쳤다. 그럴 때마다 은환기는 검은 옷과 후드를 뒤집어쓰는 수상한 차림새였다. 같은 사람일까 의심이 들만도 한데 채로운은 은환기를 마주칠 때마다 다른 사람으로 인식했다. 은환기를 자신의 언니 자살의 원인이라 생각해 복수심에 불타면서 그와 마주칠 때마다 얼굴을 번번이 놓치더니 그를 퀵서비스 기사로만 인식한 것이다. 명함 하나로 연결 짓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리 은환기가 얼굴을 잘 가렸다고는 하지만, 그동안의 만남 동안 채로운이 전혀 얼굴을 보지 못했다는 설정도 납득하기 힘들다.

2회 후반부 은환기가 채로운이 맡긴 짐을 배달하면서 차가 막히자 차를 놔두고 도로를 뛰는 것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전개라고 해도, 공원 산책로에서 만난 두 사람을 향해 난데없이 오토바이가 달려드는 설정은 작위적이다. 반복되는 우연의 일치가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일지라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정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채로운 캐릭터가 외향적이라곤 하지만, 회사 업무에 무책임하면서 당당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3회에서는 사내 벤처팀을 본격적으로 꾸리는 모습이 담긴다. 초반 캐릭터 설정을 마무리 지은 '내성적인 보스'가 다시 상큼한 로코로 돌아올 수 있을까.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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