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대는 멀쩡하다. 큰 눈이 들어선 얼굴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면 꽤 멋있을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천성적으로 웃기는 일을 좋아한다. 개그가 좋아 멕시코 영주권도 버렸고, 부모님의 보살핌에서도 벗어났다. 2분 남짓 짧게 등장하는 연기지만 여운은 만만치 않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멘붕스쿨’ 코너의 유학파 개그맨 김성원(28)의 이야기다.
여러 개그맨이 쉴새없이 등장하는 ‘멘붕스쿨’에서 그는 한국문화와는 다른 미국문화를 보여준다며 ‘정신없는’ 1인극을 펼친다. 그런데 그 상황이 미국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절로 웃음이 난다. 그의 장기인 영어에다 공감코드를 덧붙인 덕분이다.
“원래 다른 코너에서 준비하던 캐릭터였는데 코너가 백지화되면서 갈피를 못 잡았어요. 그런데 황현희 선배가 각 코너의 재밌는 캐릭터들을 모아보자고 해서 만들어진 게 ‘멘붕스쿨’이예요. 원래 미국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해서 거기에 힌트를 얻었죠.”
여러 개그맨이 쉴새없이 등장하는 ‘멘붕스쿨’에서 그는 한국문화와는 다른 미국문화를 보여준다며 ‘정신없는’ 1인극을 펼친다. 그런데 그 상황이 미국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절로 웃음이 난다. 그의 장기인 영어에다 공감코드를 덧붙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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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멘붕스쿨’에서 유학 다녀온 불량학생 역할을 맡아 원맨쇼에 가까운 개그를 선보이고 있는 개그맨 김성원이 23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다양한 표정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
첫 회는 다소 과격한 액션영화 상황이었다. 총, 경찰, 폭파를 좋아하는 김성원의 성향을 서수민PD가 눌러 가족극의 형태를 갖게 됐다. 상황마다 맹활약하는 할머니 캐릭터도 그때 탄생했다. 그의 다양한 표정은 짐 캐리를 동경해 생긴 것이다. 멕시코에서 살던 당시 크리스마스 연극에서 짐 캐리의 배역인 그린치 연기를 한 이후 짐 캐리에 푹 빠졌다.
김성원은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가 10살 때 무역업을 하시던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이민을 갔다. 한창 사춘기이던 시절 동양인이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멕시코 아이들의 시샘에 김성원은 쉽지 않은 적응기를 보냈다.
“어느 절 만날 괴롭히는 친구와 결국 주먹다짐을 벌였어요. 제가 이겼는데 ‘파이트 머니’를 주더군요. 이후에는 친구가 됐어요. 특히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해 매일 공을 찼던 기억이 나요.”
멕시코 아메리칸 스쿨에서 연극반을 하며 연기에 대한 꿈을 키우던 김성원은 어느 날 귀국을 결심한다. 연기에 대한 열정 앞에 혼자 살아야 하는 한국생활의 두려움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20살 때 한국에 돌아와 카투사에서 군생활도 마치고 서울예술대학도 다녔다. 희극배우가 꿈이라 KBS2 공채 개그맨 시험도 준비했다.
“3차 실기에서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아메리칸 스쿨을 다녔던데 미국 어디서 살았어요?’하시기에 ‘멕시콘데요?’라고 답하니까 모두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2009년 24기로 들어왔어요. 허안나, 류근지 등이 동기입니다. 그렇지만 극단 연습생을 한 동기에 비해 고생을 덜하고 한 번에 붙은 건 결국 독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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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멘붕스쿨’에서 유학 다녀온 불량학생 역할을 맡아 원맨쇼에 가까운 개그를 선보이고 있는 개그맨 김성원이 23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다양한 표정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
“지금은 영어개그를 주로 하고 있지만 진짜 연기가 좋아야 <개콘>을 오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많이 연습하고 있습니다. 곧 코너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하는 절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그는 선배 김준호의 연기력과 유세윤의 표정연기를 절묘하게 조합한 개그연기가 목표다. 기회가 된다면 큰 키(183㎝)와 준수한 얼굴을 살리는 정극 출연도 꿈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멘붕스쿨’에서의 활약이 우선이다.
“골룸 흉내와 동물 성대모사는 제가 제일 자신 있는 분야에요. 곧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서울예대 장기자랑 2연패 출신입니다.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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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경헌·사진 정지윤 기자 azimae@kyunghay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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