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5년 만에 단죄

신현우 전 옥시대표 징역 7년/제조업체 임직원에 실형 선고/존 리는 무죄… 피해자·유족 반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저지른 제조업체 임직원들에게 1심에서 유죄와 실형이 선고됐다. 2011년 원인 불명의 폐 질환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촉발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5년여 만에 법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6일 선고 공판에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현 롯데물산 대표)와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에게 각각 금고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이 열린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는 이날 공판에서 신현우, 존리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7년과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하상윤 기자

또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와 조모씨에겐 각각 징역 7년을, 선임연구원 최모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하는 등 다른 관련자들에게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옥시, 세퓨, 홈플러스 법인에도 양벌 규정에 따라 각각 벌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주의 의무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존 리 전 옥시 대표에게는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균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충분한 검증을 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살균제가 인체에 안전할 거라 믿었고 심지어 제품 라벨에 ‘인체 안전’,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거짓 표시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회사 제품의 라벨 표시 내용을 신뢰해 살균제를 구입, 사용한 수백여명의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유례없이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들은 “응어리진 한을 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현준·장혜진·조병욱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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