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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프로야구> 양현종 1년 계약, KIA 잔류 의지에서 나온 절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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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약 흐름에 역행하는 이례적인 계약

기간·금액 양보한 양현종, 내년 시즌 끝나고 '자유의 몸'

연합뉴스

KIA 선발 양현종
KIA 선발 양현종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KIA의 경기. KIA 선발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2016.6.17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 양현종(28)이 KIA 타이거즈와 1년 계약을 체결한 건 최근 FA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KIA 잔류에 강력한 의지가 없었다면 나오기 힘든 계약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양현종은 20일 KIA 구단과 1년 총액 22억5천만원(연봉 15억원, 계약금 7억5천만원)에 사인하고 내년에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모든 프로야구 선수가 원하는 건 '안정'이다.

몸이 곧 재산인 프로야구 선수는 부상 혹은 부진으로 언제 성적이 떨어질지 모른 채 불안하게 뛸 수밖에 없다.

그래서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스타급 선수는 가능한 장기계약을 맺고자 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10년이 넘는 계약이 종종 등장하고, FA 재자격 취득에 4년이 필요한 KBO리그는 보통 4년 단위로 계약한다.

양현종과 같은 리그 정상급 선수가 1년 계약을 맺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데, 손민한(2009년, 롯데와 15억원), 이범호(2011년, KIA와 12억원), 김태균(2012년, 한화와 15억원) 등이 주요 사례다.

이들은 FA 규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1년 계약을 맺었지만, 양현종은 KIA 잔류 약속을 지키려고 이와 같은 선택을 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고 해외리그 진출을 우선순위에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프로야구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양현종은 KIA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잔류를 선언했다.

반면 KIA 구단은 양현종의 해외리그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고, 자팀 FA인 나지완(4년 40억원)과 외부 FA 최형우(4년 100억원) 두 명을 잡는 데 적지 않은 돈을 썼다.

KIA와 협상 테이블을 차린 양현종은 최형우 수준의 계약을 원했지만, 구단은 양현종에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말해 양측은 잠시 파열음을 내기도 했다.

결국 KIA는 허영택 단장까지 나서 허심탄회하게 구단 사정을 전달했고, 양현종이 이를 받아들이며 1년 계약이라는 절충안을 도출했다.

보통 계약 기간이 줄어들면 연간 보장액은 늘어나는데, 양현종이 받은 1년 22억5천만원은 4년으로 환산해도 90억원에 그친다.

올해 4년 95억원을 받고 LG 트윈스로 옮긴 왼손 투수 차우찬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이처럼 계약 기간과 금액에서 양보한 양현종은 대신 계약 조건으로 실리를 챙겼다.

FA 선수가 계약 후 자격을 재취득하려면 무조건 4년이 필요한데, KIA는 내년 양현종에게 구단 선택의 자유를 주기로 했다.

양현종 측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국내 타 구단으로 이적해도 보상금이나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즉, 양현종이 내년 이적을 원하면 KIA는 보류선수 명단에서 풀어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만약 양현종이 KIA에서 계속해서 뛰기를 원하면 매년 재계약하면 되고, 해외리그 진출을 재시도하면 이때도 구단에서 자유롭게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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