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과 LG의 결합, 서로가 끌렸던 이유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차우찬(29)의 LG 트윈스 행은 양 측 합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서로간의 원했던 부분이 충족됐다.

차우찬의 LG행이 전날 발표됐다. 총액 4년간 95억 원. KBO리그 역사상 단일 투수계약 규모로는 최고액이다. 사실 발표만 늦었을 뿐 양측 계약합의는 일찌감치 이뤄졌다. 차우찬의 해외진출 미련이 지체된 원인이었다. 최종적으로 차우찬은 해외진출 꿈을 잠시 접었고 이내 LG행이 공식 발표되게 됐다.

차우찬과 LG의 만남은 서로간이 원했던 부분을 채운 측면이 컸다. 차우찬은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데뷔 후 줄곧 삼성에서 활약했지만 변화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변화를 주고 싶었다”며 이 같은 마음이 이적을 결심한 이유였다고 털어놨다.

FA 자격이었던 차우찬(사진)이 전날 LG와 4년간 9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다. 차우찬은 LG행에 끌렸다. 팀 우승을 향한 도전과정에서 자신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LG가 저를 많이 인정해주셨다. 우승하는 과정을 만들기 위해 저를 필요로 하고 있음이 줄곧 느껴졌다”며 끌림의 원인을 꼽았다. 다만 차우찬은 그간 자신을 키워준 삼성 구단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LG행이) 설레지만 (삼성을 생각하면) 심리적으로 힘든 면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했다.

투수 친화적 홈구장인 잠실구장도 그를 이끌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고. 차우찬은 “장타를 맞는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잠실구장이) 투수에게 유리한 것은 사실”라면서도 “그래도 이를 의식하기보다는…준비를 더 잘하도록 하겠다”며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다.

성공적으로 이번 시즌을 마친 LG는 차우찬 영입을 통해 더 큰 목표를 꿈꾼다. 사진=MK스포츠 DB

LG 구단도 차우찬이 필요했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력강화가 선택 아닌 필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한 작업으로 마운드 강화를 택했다. 차우찬은 국가를 대표하는 좌완에이스 중 한 명. 송구홍 LG 단장은 “(차)우찬이가 2년 전부터 확실한 안정세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이 아닌 앞으로 더 올라갈 선수”라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우찬 영입은 내년 시즌 LG의 우승을 향한 퍼즐 맞추기로 비춰지기도 한다. 송 단장은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냉정하게 당장 우승전력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라고 말했다. 올 시즌 주목을 받은 많은 기대주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차우찬 영입이 필요했다는 의미.

송 단장은 “이기는 환경에서 육성을 해야 하지 않겠나. 육성의 바탕은 강한 투수력이고 이기는 야구를 펼칠 때 완성되는 것”라고 차우찬 영입이 팀 철학에 부합하고 성적도 잡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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