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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승엽-구자욱 보는 '4번 타자' 최형우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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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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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왼쪽), 이승엽/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삼성은 이번 겨울 팀의 4번 타자를 잃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남은 이들의 몫이다.

삼성의 4번 타자를 맡았던 최형우(33·KIA)는 지난달 FA(프리 에이전트)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최형우는 최근 3년 간 30홈런-100타점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활약으로 타선에 힘을 불어 넣어 왔다. 하지만 이제 그 팀의 중심이 사라진 삼성은 비상이 걸렸다. 올해를 9위로 마쳐 창단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삼성은 당장 내년 시즌 누가 4번 타자 자리를 책임질 지도 물음표다.

팀의 최고참인 이승엽(40·삼성) 역시 '4번 타자 공백'을 의식하고 있다. 팀 내 어린 선수들이 부담감에 위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나는 그래도 경험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대처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마음이 젊은 선수들보다는 낫지 않겠나. 부담은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더 가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프로 세계에서 누군가의 공백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되는 법이다. 이승엽은 "극복하고 뚫어야 한다. 그 역할을 내가 도울 수 있었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이 (최형우의 공백에) 실망을 할 게 아니라 찬스가 빨리 왔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수(45) 삼성 감독도 선수들의 무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해 "누구든 잘 치는 선수를 4번으로 기용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못 잡는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다시 오지 못할 좋은 기회가 될 거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는 야구장에서 결과를 남겨야 하고, 그러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해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베테랑 뿐만 아니다. 이승엽이 걱정하고 있는 '젊은 타자들'도 팀 4번 타자 공백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모두 가지고 있다. 2015년 1군에 데뷔해 이제 팀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는 구자욱(23·삼성)은 선배 최형우의 이적에 "선배가 KIA로 가시면서 타선의 중압감이 그만큼 떨어지긴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공백을 놔둘 수는 없다. 구자욱은 "그 빈자리를 채울 누군가는 반드시 나타날 거다. 누가 될진 모르겠지만, 곧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며 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젊은 타자가 성장해 최형우의 공백을 메운다면 팀으로서는 성적과 미래,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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