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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입스'있던 최형우 어떻게 국가대표 외야수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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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최형우가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 휘슬러코리아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최형우가 최고의 연말을 보내고 있다. 스스로도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은적은 야구를 한 이후 처음”이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최형우는 12일 오전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 휘슬러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수상한 뒤 오후에는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영예의 대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 8일 스포츠서울이 제정한 ‘올해의 선수’ 영예를 차지하는 등 연말 시상식을 독식하고 있다. 오는 13일 개최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으면 정규시즌 MVP를 두산 더스틴 니퍼트에게 내준 설움을 완벽히 설욕한다. 최형우는 “꾸준히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이렇게 좋은 날이 온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꾸준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면 비시즌 동안 열심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시상식 독식보다 대표선발 더 감격
최고와 거리가 먼 선수생활을 한 탓에 분에 넘치는 관심이 낯설기만 하다. 그는 “프리에이전트(FA)계약에서 100억 원이라는 상징적인 액수를 받아서인지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태어나서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은건 처음이다. 요즘들어 새삼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족스러운 조건에 계약도 맺었고 시상식에 인터뷰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내년 3월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밝혔다. 남의 일로 여겼던 태극마크를 품에 안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밟게 됐다. 그는 “아직 실감이 안난다. 처음 엔트리 포함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했다. 국제대회 때마다 TV로 응원하던 내가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유니폼을 입으면 진짜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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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가 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진행된 ‘2016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비는 노력의 산물, “자신있다”
타격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에 올라있다. KIA 김기태 감독도 “야구장을 120도로 쓸 수 있는 몇 안되는 선수다. 스윙궤도, 하체 움직임 등 모든 면에서 톱 클래스”라고 극찬했다. 스스로도 “힘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곳으로 칠 자신은 있다”며 타격에 눈을 떴다고 인정했다. 이 전에도 타격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대표팀 외야는 김현수(볼티모어), 추신수(텍사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주름잡고 있다. 지명타자에도 이대호(시애틀), 김태균 등 1루수를 겸하는 클러치히터들이 포진해 최형우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랬던 최형우가 드디어 태극마크를 달게된 것이다. 믿고 맡길 좌타자가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최형우의 수비력이 일취월장했다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야구인이 많지 않다. 최형우는 “소름돋는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내 역량 안에서는 수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노력을 했다. 수비는 정말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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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국가대표급 기량을 쌓은 최형우는 올시즌 후 사상 첫 ‘100억 원의 사나이’로 등극한 뒤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입스 딛고 국가대표 외야수로 우뚝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입스(불안증세)로 내야 송구를 할 수 없었다. 삼성에서 방출됐던 가장 큰 이유였다. 최형우는 우여곡절 끝에 경찰청 입대 후 당시 김용철 감독과 상의 끝에 외야수로 전향했다. 2008년부터 삼성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부상했지만 불안한 수비 탓에 질타를 많이 받았다. 그는 “타격훈련을 할 때도 외야에 나가 스타트 연습을 하는 등 나름대로 정말 이 악물고 노력했다. 처음 1군에서 외야에 나갔을 때는 만세도 부르고 가관도 아니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실수를 많이 했다. 그 때는 타구가 오지 않기를 기도했을 정도”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9시즌 동안 삼성에서 주전 외야수로 뛰다보니 타구 판단 요령이 붙었다. 그는 “지금은 위기 상황에서도 내게 타구가 오기를 바란다. 외야에서 송구는 오히려 자신있다. 짧고 간결하게 내야수에게 빨리 전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한다”고 설명했다. 야구선수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입스를 극복하고 태극마크까지 품에 안은 최형우가 제대로 ‘야구로 인생역전’을 증명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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