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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황재균보다 치명적, 롯데는 에이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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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모험을 한번 해야할까요.”

조원우 롯데 감독은 쉽지않은 2017년을 느끼고 있다. 올 한 해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었고 분명 각 부문에서 플랜B∼C까지 준비해야한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당장 3루수 황재균의 잔류여부도 전혀 결정나지 않으니 내야진 구성도 확실한 그림을 정하지 못한다.

그 중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선발자원이다. 김원형 수석 및 투수코치는 “현대야구는 선발싸움”이라고 단언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밖에서 보는 기량과 안에서 파악한 능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 부분을 김원형 코치에게 일임한 조 감독으로선 속상한 보고였다.

토종선발자원은 송승준, 노경은, 박세웅, 박진형, 박시영, 김원중 정도다. 배장호는 불펜으로 갈 확률이 높다. 신인 윤성빈은 즉시전력감으로 보긴 힘들고, 조정훈도 7시즌 만에 부상을 털고 돌아올 수 있을지 미지수. 결국 이들을 최적으로 운용하며 팀당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버텨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난 겨울 4년 총액 40억원에 FA 잔류한 송승준은 부상부진으로 8경기 41⅓이닝에 그쳤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노경은도 3승12패 평균자책점 6.85로 시즌을 마쳤다. 박진형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6승2패 평균자책점 5.81을 기록했고, 박시영 역시 2승3패 평균자책점 5.40에 머물렀다. 군전역 후 합류했지만 김원중도 3경기 7⅔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토종에이스감은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139이닝)을 기록한 박세웅인데, 아직 100% 신뢰를 주기엔 부족하다.

여기서 조 감독의 고뇌가 이어진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올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 시점에선 ‘10승이 가능한 선발듀오’로 보는 게 합리적인 판단이다. 따져보면 외인 듀오까지 더해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게 롯데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때문에 15승 이상의 기량을 갖춘 외인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새 인물은 검증되지 않았다. 정작 기존 외인 듀오보다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극적인 교체의지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물론 가능성이야 충분하다. 외인 선발이 2년전의 모습을 되찾고, 송승준이 건강하게 돌아와 이닝이터로 지켜주면 된다. 박세웅도 10승 이상을 달성하며 노련미를 갖추면 더할 나위 없고, 윤성빈의 잠재력도 기대할만하다. 하지만 가능성만으로 전쟁터에 나선다면 필패의 확률이 높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롯데는 모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선발싸움에서 밀리면 장기레이스에 해답은 없다. 어정쩡한 겨울행보는 5년 연속 들러리의 시작일 뿐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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