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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프로야구> 김재호·나지완 합리적 계약…FA 시장 거품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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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총액 기준 김재호 50억원·나지완 40억원

우선협상 기간 폐지…두산·KIA, FA 계약에 신중한 입장 견지

연합뉴스

3점 홈런 나지완 '승부는 지금부터'
3점 홈런 나지완 '승부는 지금부터'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대 롯데 경기. 6회초 1사 1.2루에서 KIA 나지완이 롯데 정대현을 상대로 추격의 3점 홈런을 때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6.4.22 c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잠잠하지만, 계약서에 사인한 국가대표 출신 야수 2명을 살펴보면 '합리적 계약'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의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김재호(31)와 KIA 타이거즈 중심 타자 나지완(31) 모두 선수로 전성기를 맞이할 시기에 원래 팀에서 4년 더 뛰기로 합의했다.

2016년 FA 시장 계약 1호인 김재호는 15일 두산과 총액 50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6억5천만원, 인센티브 4억원), 나지완은 17일 KIA와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6억원)에 각각 사인했다.

최근 FA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야구계에서는 김재호와 나지완 모두 합리적인 금액에 구단과 합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는 최근 2년 연속 타율 3할을 넘겼고, 올해는 타율 0.310에 홈런 7개 78타점으로 하위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재호의 타격 성적만 본다면 '50억원'이라는 금액이 크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의 진가는 수비에 있다.

김재호는 그라운드에서 다른 내야수의 수비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현장 사령관'이며, 안정적인 수비로 두산 센터라인을 굳게 지켰다.

두산의 2연속 우승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단단한 내야 수비였음을 돌이켜보면, 김재호의 전략적 가치는 크다.

빼어난 선구안과 장타력을 갖춘 나지완의 계약 역시 합리적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나지완은 외야 수비에 약점을 보이지만, 대신 타석에서 생산력은 리그 정상급인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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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이요!
병살이요!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NC의 경기. 8회초 1루주자 NC 김종호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두산 김재호에게 아웃되고 있다. 2016.10.30 mtkht@yna.co.kr



올해 나지완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022로 리그 5위에 올랐고, 출루율은 0.451로 3위에 해당한다.

최근 야구 흐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OPS 형 타자'의 좋은 사례가 바로 나지완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전력보강을 꾀하는 구단들로부터 '준척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들이 합리적인 금액에 계약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우선협상 기간이 올해부터 폐지된 게 결정적이었다.

원래 KBO는 원 소속구단에 1주일의 시간을 주고 선수와 협상하도록 했는데, 이때 구단은 자칫 선수를 다른 구단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높은 가격을 부르기 일쑤였다.

올해부터 KBO는 부작용이 더 많다는 판단에 우선협상 기간을 폐지했고, FA 시장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안정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특급 FA' 선수가 아직 시장에 머무는 것도 한 이유다.

FA 시장에서 몇몇 선수가 대형 계약을 맺으면 판이 커지는 게 보통인데, 김광현(SK 와이번스)·최형우·차우찬(이상 삼성 라이온즈)·양현종(KIA)·황재균(롯데 자이언츠) 등 '대어'는 최근까지 해외진출 모색을 이유로 국내구단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 차리는 걸 미뤘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산이 김재호와 50억원에 계약하며 시장에 '올해 기준가'를 제시했고, 나지완 역시 이러한 흐름과 함께했다.

김재호와 나지완의 잔류 의사도 시장가 형성에 크게 작용했다.

두 선수 모두 타 구단과 접촉하는 대신 잔류를 최우선에 뒀고, 이제까지 FA 시장에서 '오버 페이'를 자제했던 두산과 KIA는 올해도 적정 수준에서 '집토끼'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두 명의 계약으로 FA 시장 거품이 걷혔다고 판단하는 건 이르다.

여전히 '대어'는 시장에서 헤엄치고 있고, 거액 계약을 신호탄으로 몸값이 줄줄이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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