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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50억' 13년 묵힌 김재호의 한 풀어준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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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뒤늦은 만개, 김재호(31·두산)에게 딱 맞는 말이다.

두산은 15일 유격수 김재호와 4년간 총액 50억원(계약금 20억· 연봉 6억5000만원·인센티브 4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FA 시장은 ‘장기전’으로 전망됐다. 대어급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노리는데다 우선협상기간도 사라졌다. 준척급 이하의 선수들은 보상선수로 인해 관심을 두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진출건이 해결된 후에야 잔류와 이적을 놓고 대어급 선수들의 ‘쩐의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였다.

이런 가운데 ‘알짜배기’ FA 선수로 평가받은 김재호가 올 스토브리그 1호 계약자가 됐다. 두산은 개인성적과 함께 선수단을 이끈 주장의 공로, 또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호에서 주전 유격수로 한국의 초대우승을 이끈 외부적 요소까지 감안했다.

일사천리였다. 지난 11일 두산은 첫 만남에서 총액 50억원을 제안했고, 김재호의 함박웃음을 이끌어냈다. 김재호는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인 뒤 15일 오전 세부적인 조율을 마친 뒤 곧바로 도장을 찍었다.

김재호로서는 꿈같은 반전이다. 중앙고 시절 ‘천재유격수’로 이름을 날린 김재호는 2004년 1차지명으로 입단했지만 내야수비가 강했던 두산에서는 백업멤버였다. 이대수, 손시헌, 고영민, 오재원, 이원석까지 이어지는 내야수 계보는 쉬운 벽이 아니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주전 유격수를 꿰차면서 늦깎이 발돋움의 시작을 알리더니 2015년 만개했다. 타율 0.307(410타수 126안타) 50타점을 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올해는 타율 0.310(416타수 129안타) 7홈런 78타점을 쓸어담고 ‘커리어하이’를 새로 찍었다. 득점권 타율도 0.336으로 뛰어났다. 강정호(피츠버그)처럼 강력한 장타력을 뿜어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준수한 수비력에 온화한 성품까지 또 다른 매력을 뽐내는 선수다.

김재호는 “2군과 백업 생활을 오래하면서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지 못했다”며 “다른 2군에 있는 선수들도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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