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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역사박물관 |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지난 100여년간 일본의 혹독한 차별과 억압속에서도 한민족으로의 긍지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이들. 1945년 해방 후 일본에 잔류한 재일동포의 수는 70만명에 이른다.
이들의 역사는 일본의 식민통치와 함께 시작됐다. 1910년부터 진행된 조선총독부의 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식계획으로 생활 기반을 잃은 우리 농민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 일본에 건너가게 된다. 1920년대 후반 이후에는 매년 8만~15만명의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1930년대 후반 중일전쟁 이후 부족해진 일본 내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 전역의 탄광과 광산, 토목공사 현장에 조선인이 동원됐다.
현해탄을 건너가는데 필요한 도항증명서, 일제강점기 일본 내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해 배부했던 협화회 수첩, 한인이 운영한 파칭코 기계는 궁핍과 차별을 견디며 살아온 재일동포들의 삶을 보여준다.
이처럼 재일동포 100년의 삶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유물과 일본사회내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재일동포들의 유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가 오는 10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8·15 광복절을 기념해 특별기획으로 진행되는 '열도 속의 아리랑'展이다.
전시에 참여한 박물관과 동북아역사재단,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은 재일동포의 역사를 한국 사회에 널리 알리고, 재일동포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 전시를 열게 됐다.
이번 전시에는 재일동포 100년사를 증명하는 유물들과 함께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일본에서 인정받은 재일동포들의 유품들이 소개된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장인 진창현의 제작도구, 장훈 선수의 유니폼과 사인볼, 정대세 선수와 이충성 선수의 축구 유니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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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서울역사박물관 |
또한 식민지배의 근저가 되었던 일본의 역사관을 니시키에(다색판화)를 통해 살펴본다. 이는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장이 지난 40여 년간 수집한 174점의 니시키에들이다. 진구황후의 삼한정벌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정벌대평정도, 한국을 정벌하자는 정한론 관련 그림 등 일본의 한국에 대한 비뚤어진 역사인식과 황국사관을 도해한 것으로 일본 역사왜곡의 요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기획전과 함께 개막식날인 10일 오전 10시에는 재일동포를 주제로 한 역사 영상 심포지엄 '격랑 속에 펼친 재일동포의 삶과 꿈'이, 오는 11~17일 일주일동안은 영화 상영회 '영화가 말하는 재일동포'가 개최된다. 총 12회에 걸쳐 8편의 한국과 일본에서 제작된 재일동포에 대한 영화가 상영된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400여건의 자료를 통해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재일동포의 역사를 한국 근현대사의 한 장면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람문의 724-0275~6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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