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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베 내각 각료들이 야스쿠니 참배하지 않도록 하라"...일본 정부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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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베 내각 각료들이 야스쿠니 참배하지 않도록 하라"...일본 정부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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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아베 내각의 각료들이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지 않도록 하라는 의견을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의 종전기념일(8월15일)을 앞두고 이런 의사를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표명했다.

중국은 특히 최근 개각에서 입각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이름을 들면서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이나다 방위상은 패전일 등에 야스쿠니신사를 반복적으로 참배하고 역사 인식에서도 한국·중국 등 주변국가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시각을 드러내는 등 강경 우파의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에서는 이나다가 방위상으로 입각한 이후 “(이나다는)우익이며 군국주의 경향이 있다”는 평가가 확산돼 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주요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경우 사후에 항의를 해왔지만, 패전일을 앞두고 미리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중국의 이런 요구는 최근 중국 당국 선박 등이 중·일 영토분쟁 해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인근을 항행한 문제를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이 다음 달 초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국 여론이 필요 이상으로 자극을 받아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본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자제를 사전에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나다 방위상이 이번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나다는 종전기념일 이전에 외국 출장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평소 소신은 굽히지 않으면서도 중국과 한국을 자극하지 않는 방법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번 종전기념일에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바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내각 총리 취임 다음 해인 2013년 12월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이후 종전기념일이나 야스쿠니신사 춘·추계대제(제사) 등 행사일에는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거나 공물료를 내왔다. 아베 총리가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는 것은 4년째다.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단념한 것은 일본 총리·각료·정치인들의 이 신사 참배에 강력하게 반대해온 한국과 중국 등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이 한국·중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들과의 안정적인 관계 유지를 희망하는 미국 정부도 배려한 것이라고 지지는 전했다.

앞으로는 아베 내각의 각료 중에 누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이번 개각에서 새로 각료가 된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매년 종전기념일과 야스쿠니신사 춘·추계 대제에 집단 참배해 온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수십명은 올 종전기념일에도 이 신사를 참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스쿠니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곳이다. 여기에는 사형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