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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장제스 전 총통 기념관 철거 논란

연합뉴스 최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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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장제스 전 총통 기념관 철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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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 전 대만총통 기념관인 중정기념당

장제스 전 대만총통 기념관인 중정기념당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최근 대만에서 장제스(蔣介石·1887∼1975) 초대 총통 기념관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5일 대만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대만 타이둥(台東)현 농민회는 지난해 국민당으로부터 장 전 총통 기념관인 '중정(中正)당'을 돌려받고 해당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위해 4일 오전 중정당 철거작업을 개시했다.

그러자 역사학자 린(林)모씨가 중정당 부근 국민당 타이둥현 지부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중정당 철거작업을 벌이면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 철거작업을 중단시켰다.

린 씨는 타이둥현 정부 문화국에 장 전 총통의 호를 명칭으로 한 중정당은 역사적인 건물이기 때문에 철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 타이둥현 지부는 오래 전에 타이둥현 농민회로부터 당 지부 건물 앞 부지 1천200평을 빌려 중정당을 건립했다가 지난해 해당 부지를 농민회에 돌려줬다.

앞서 타이난(台南)시가 지난 4월 지진에 따른 훼손을 이유로 40년 역사의 장제스 동상을 철거했다가 '장제스 지우기(去蔣化)'를 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차이잉원(蔡英文·여) 총통의 외조카 우(吳)모씨는 지난달 인터넷에 수도 타이베이(台北)의 상징적 건물인 중정기념당 철거를 위해 '1인 1천 대만달러(약 3만6천 원) 모으기 운동'을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가 국민당 등으로부터 비판이 거세자 모금운동을 중단했다.

차이 총통과 같은 민진당 출신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 정부는 2007년 중정 공항을 타오위안(桃園)공항으로 바꾸고 곳곳에 있는 장 전 총통의 동상을 철거했다가 장제스 지지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의 국민당 정부는 2008년 집권 후 '대만 민주기념관'으로 개명됐던 '중정 기념당'의 명칭을 1년 만에 복구했다.


1949년 중국 공산당 군에 패해 대만으로 건너온 장 전 총통은 대만에 번영을 가져온 '위대한 정치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당 군사통치 체제를 수립한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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