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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FA컵 16강 대진이 완성됐다. 추첨 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실무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추첨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각 팀을 대표해 참석한 실무자들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일단 다 웃긴 웃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차이가 있었다. 파트너가 마음에 들어서 나오는 기쁨의 웃음도 있고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난 탓에 허무함이 배어있는 웃음도 있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 2016년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2016 KEB하나은행 FA CUP' 5라운드(16강) 및 6라운드(8강) 대진 추첨식이 1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4라운드까지 통과한 16개 팀들의 실무자들이 모여 추첨을 통해 대진을 결정했다.
포트에 들어가 있는 공 속의 종이에 적힌 것으로 짝이 정해지는 방식이니 사실 운에 운명을 맡기는 셈이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야 대수롭지 않게 볼 일이다. 하지만 막상 뽑아야하는 각팀 실무자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긴장되는 순간이다. 이날 행사장에서도 묘한 분위기가 몇 차례 연출됐다.
전체적으로 강팀들끼리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K리그 클래식 팀들 간 경기조차 울산현대와 광주FC 단 하나 나왔을 정도다. 수원삼성과 지난해까지 클래식에 있던 부산아이파크의 격돌, 현재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고 있는 FC서울이 K리그 챌린지 안산무궁화와 만나는 것 등이 주목할 경기일 정도다.
대신 소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은 매치업들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K리그 클래식 2연패에 빛나는 전북현대와 대학생들의 패기로 뭉친 단국대학교의 격돌이다. 지난 라운드에서 상주상무를 2-1로 꺾고 작은 이변을 만든 단국대로서는 답답한 상대다. 흥미로운 것은, 신연호 감독이 직접 추첨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프로나 실업팀들은 프런트들이 참석했는데, 단국대만은 이례적으로 신연호 감독이 추첨자로 나섰다. 그리고 야심차게 뽑아든 공 속의 종이는 야속하게 전북현대 옆자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장내 여기저기서 위로의 마음을 담은 탄성이 나왔고, 당사자인 신 감독은 그저 웃음만 지었을 뿐이다.
서로 '해볼 만하다'는 의미에서 웃음을 주고받은 이들도 있다. 유일한 K3리그 생존 팀인 경주시민축구단과 K리그 챌린지 부천FC가 짝이 되자 두 팀 관계자는 나란히 웃었다. 사회자가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도 양쪽 모두 자신감이 있는 표정이었다. 일단은 괜찮았다. 하지만 그 다음 상대가 괴롭다.
이날 추첨식의 최대 수혜자는 전북현대였다. 5라운드에서 단국대를 상대하는 전북은, 미리 정해진 순서에 따라 8강에 오를 시 부천FC와 경주시민축구단의 승자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겹경사다. 공은 둥글고 FA컵의 묘미가 분명 '이변'과 '반란'에 있다지만, 전북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매치업인 것은 분명하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호재다. 호주에서 펼쳐진 멜버른FC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르고 이날 새벽에 도착한 뒤 곧바로 축구협회로 이동했다는 안성재 전북현대 부장은 "비몽사몽 중에 뽑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멋쩍어한 뒤 "우리가 단국대를 뽑은 게 아니라 단국대가 우리 옆으로 왔다"면서 너무 즐거운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미소 속에서 2016 FA컵 5~6라운드 대진이 완료됐다. 16강전은 오는 6월22일 펼쳐진다. 6라운드는 7월13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올해 FA컵 우승팀에게는 지난해 2억에서 1억원이 인상된 3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한축구협회의 투자다. 1996년 제1회 대회 당시 우승 상금이 3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10배가 늘어난 셈이다.
※ 2016 FA컵 5라운드(앞팀이 홈팀/6월22일 개최)
· 수원삼성 vs 부산아이파크(68번)
· 전남드래곤즈 vs 용인시청(69번)
· 전북현대 vs 단국대학교(70번)
· FC서울 vs 안산무궁과FC(71번)
· 인천유나이티드 vs 대전시티즌(72번)
· 부천FC1995 vs 경주시민축구단(73번)
· 울산현대 vs 광주FC(74번)
· 성남FC vs 성균관대학교(75번)
※ 2016 FA컵 6라운드(7월13일 개최)
· 71번 승자 vs 69번 승자(76번)
· 70번 승자 vs 73번 승자(77번)
· 68번 승자 vs 75번 승자(78번)
· 74번 승자 vs 72번 승자(7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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