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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표 서동 대표가 세종시 본사 공장에 있는 T볼트 생산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건설기계·건설기자재 전문 업체 서동(대표 홍명표)이 터널 부실 시공을 막는 록볼트의 국내 첫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근 서동과 그 자회사인 서동이노텍은 '튜브형 록볼트(T볼트)'를 개발해 강원 삼척시의 50억원대 규모 공사 현장에 제품 1000여 개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종특별시 본사에서 만난 홍명표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 국내 건설현장별로 시험시공을 이어가고 하반기 이후 T볼트 단일 제품만으로 10억원가량 추가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터널 시공 과정에서 사용되는 건자재의 일종인 록볼트는 쇠로 된 대형 나사로 터널 굴착 후 붕괴를 막기 위해 벽면에 설치하는 구조재다. 서동 T볼트는 기존 철근 구조로 된 록볼트와 달리 철봉 형태의 강관 구조를 적용한 덕분에 제품 성능 개선과 고질적인 터널 부실 시공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터널 공사 현장에서는 발파 작업 후 생긴 터널의 안쪽 벽에 콘크리트 보강막(쇼트크리트)을 만든다. 그 뒤 록볼트를 삽입한 후 다시 쇼트크리트를 뿌려 암반과 함께 고정시키게 된다. 기존에는 쇼트크리트에 뚫어놓은 구멍에 록볼트와 구멍 사이를 채워주는 충전재인 '그라우트'를 먼저 넣고, 철근 록볼트를 박아넣은 뒤 구멍 입구를 막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그라우트를 먼저 넣다 보니 구멍을 막기 전에 일부가 흘러내려 중간중간 빈 공간이 발생하곤 했다. 서동의 T볼트는 강관 구조를 채택하고 시공 방법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보다 완벽한 록볼트 시공을 가능케 했다. T볼트는 구멍 입구에 먼저 충전재 유출을 방지하는 고정장치를 삽입한 뒤 속이 뚫린 강관형 록볼트를 구멍에 삽입한다. 그 뒤 충전재를 T볼트에 꽂아 파이프에 충전재를 흘려넣는 것처럼 구멍 틈새를 메우게 된다. 홍 대표는 "기존 록볼트 한 개를 시공할 때 80초가 걸린 것에 비해 T볼트를 사용하면 40초 만에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며 "비슷한 직경의 철근보다 무게도 3분의 1 정도로 가볍다"고 덧붙였다.
[세종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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