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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구매 보조금, 최대 131만원까지 확대… 건보 적용 '스타키 시리즈' 보청기 주목

조선일보 하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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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구매 보조금, 최대 131만원까지 확대… 건보 적용 '스타키 시리즈' 보청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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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키 시리즈 보청기
주파수 이동·소음감소 기능 등 탑재
청각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난청 있을 땐 보청기 끼는 게 좋아
경기 일산에 사는 직장인 K(42)씨는 이어폰을 귀에 달고 산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노래를 듣거나 동영상을 감상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다. 소리가 울려서 들리는 경우도 잦아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K씨. 소음성(고음역) 난청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는다.

K씨처럼 난청(청력이 저하 또는 손실된 상태)을 겪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난청 환자는 2008년 22만2000명에서 2013년 28만2000명으로 5년 새 26.7%나 늘었다. 같은 해 난청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은 환자는 32만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키 시리즈의 ①포스터 ②제품 카탈로그 ③보청기 구매상식 안내 카탈로그. /스타키 그룹 제공

스타키 시리즈의 ①포스터 ②제품 카탈로그 ③보청기 구매상식 안내 카탈로그. /스타키 그룹 제공


난청 발생 이유는 다양하다. 신체 노화, 유전, 소음에의 노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과거 노인성 난청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과도한 음향기기 사용으로 젊은 층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난청의 위험성은 생각보다 높다. 손상된 청력 세포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난청이 진행되고 나면 정상 청력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워져 사회 활동에 불편함을 겪고,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난청을 겪을 땐 보청기를 착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국내에서 난청 환자들 가운데 보청기를 이용하는 사람 비율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가격 부담이다. 보청기 가격이 워낙 높아 섣불리 구입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이다. 보청기 가격은 보청기의 채널 수에 다르지만, 최대 600만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마저도 한쪽 귀만 착용하는 경우의 가격이다.

가격 부담으로 보청기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이라면 귀를 쫑긋할만한 소식이 있다. 지난 15일부터 보청기 구매 시 보험급여가 대폭 늘어났다. 보건복지부는 청각장애인에게 지급되던 장애인 보장구 급여비(보청기 구매 시 환급액)를 최대 131만원(본인 부담금 10%)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보조금 34만원에서 4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보청기 구매 보조금은 1997년 24만원으로 지정되고 나서 2005년 34만원으로 인상됐다. 이후 10년째 변동이 없었다. 이로 인해 보청기 구매 가격과 정부 지원금의 가격 차이가 커졌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지원금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보험업계는 보험급여 확대를 계기로 5년 내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국내 1위 보청기 기업 스타키 그룹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다. 건강보험 적용 전용 모델인 '스타키 시리즈(Starkey series)'다. 2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시된 스타키 시리즈에는 혁신적인 기능들이 대거 들어갔다. 주파수 이동기능(Spectral iQ)과 소음 감소기능(VOICE iQ2)을 포함해 피드백 제거, 원격 피팅시스템 등이다. 특히 스타키의 주파수 이동기능은 고주파의 어음(語音·말의 소리)을 순간 복제해 저주파로 옮겨준다. 주요 어음 대부분이 고주파에 있기 때문에 고주파 난청을 보전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이다.

/조선일보 DB

/조선일보 DB

제품은 청각장애등급을 받은 사람에 한 해 살 수 있다. 최저 130만원으로 보청기를 구매 가능하다. 청각장애 등급을 받으려면 청력검사기가 설치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면 된다. 이비인후과에서는 2~7일간 청성뇌간반응검사 등을 거쳐 장애 여부와 등급을 정해준다. 이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정한 절차에 따라 보청기를 사고 그에 대한 급여비 지급을 신청하면 된다.

스타키 시리즈는 '스타키 청각재단(Starkey Hearing Foundation)'의 지원으로 개발됐다. 스타키 청각재단은 미국 스타키 본사의 빌 오스틴 회장에 의해 지난 1978년 창설됐다. '소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가치를 내걸고 있다. 재단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난청 검사를 해주며 연간 10만대 이상의 보청기 기증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특수학교나 청각학교 등을 통해 장학금 지급, 언어재활 훈련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심상돈 스타키 그룹 대표이사는 "급여비 확대에 발맞춰 스타키 청각재단과 손잡고 지원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며 "고가의 보청기를 살 형편이 안 돼 보청기 착용을 포기하거나 보험급여에 맞춰 저가의 보청기를 샀다가 잘 맞지 않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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