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LTE 스마트폰의 단점이었던 배터리 성능 개선
프리미엄 스마트폰 이미지가 무색한 가격 하락
최근 몇 년 동안 휴대폰 시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고, 애플과 HTC 같은 회사가 기존 휴대폰 회사를 밀어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휴대폰 제조사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압박을 심어줬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했다.
그 중 가장 돋보였던 회사 중 하나가 팬택이다. 팬택은 재빨리 자사의 주력 제품군을 스마트폰으로 갈아치우고, 꾸준히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LG전자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로 올라섰다. '베가 레이서(Vega Racer) 2'는 팬택의 새 주력 스마트폰으로, 작년에 출시돼 큰 인기를 누렸던 베가 레이서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 |
외형부터 눈에 확 띈다.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특성상 완전히 독창적인 디자인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버튼을 최소화한 깔끔한 구성과 디테일은 팬택 휴대폰 고유의 느낌을 잘 살렸다. 테두리를 최대한 얇게 하고 전면의 버튼을 터치스크린에 통합해 대형 화면임에도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4.8인치 화면을 적용해 5인치 화면의 스마트폰과 불과 0.2인치 차이임에도 체감상의 크기 차이가 의외로 크다.
베가 레이서 2는 자체 개발한 플럭스 1.5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기존 팬택 스마트폰의 UI는 정교함이 떨어지고 각 아이콘 디자인도 촌스러웠지만, 전작인 베가 LTE를 기점으로 상당 부분 개선했다. 새로 적용한 플럭스 1.5 UI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도 많아졌다. 피처폰에서 막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거나,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를 고려해 심플 모드가 추가됐다. UI를 심플 모드로 전환하면 화면 구성과 메뉴가 피처폰처럼 단순해진다.
![]() |
아이폰 4S의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Siri)를 의식한 듯, 베가 레이서 2도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했다. 베가 레이서 2의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인터넷 검색과 사진 촬영 등 일부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다만 이 음성인식 기능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팬택의 네트워크 서버로 전송하고 결과를 수신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접속이 잘 안 되는 지역에서는 시간이 걸리거나 잘 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정확성은 양호한 편이었지만 와이파이(Wi-Fi) 상태에서도 음성을 인식하고 해당 기능이 작동할 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팬택에서도 이 점을 인정하고, 향후 음성인식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도와 시간도 그만큼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TE 스마트폰은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만, 그만큼 배터리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기존에 사용된 퀄컴의 칩셋이 기본적으로 배터리 소모율이 높다는 지적도 있었다. 베가 레이서 2는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세서와 통신 기능을 결합한 퀄컴의 신형 스냅드래곤 S4 칩셋을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도 2,020mAh로 전보다 늘어났다. 팬택에 따르면 기존 제품보다 약 34% 가량 배터리 성능이 향상됐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능이나 성능 면에서 큰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품질을 갖춘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기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표방하며 91만 원 가량의 비싼 가격을 책정한 것과 달리, 통신사를 통한 실제 구매 가격은 저가형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스마트폰을 싸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일이지만 제조사가 주장한 고급형 스마트폰의 가치가 과연 소비자에게도 그대로 받아들여지는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좀 더 신뢰성 높은 가격 책정과 소비자 정책이 필요하다.
정택민PD xa1122@chosun.com
[리뷰조선]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