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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중국, 최고 지도자들에도 '법의 족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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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교 前부교장 "고위지도자 행동준칙규범 마련 중"

연합뉴스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AP=연합뉴스DB)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당국이 '성역'으로 인식돼 온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최고 지도자급에 대한 행동준칙을 제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에 따르면, 중국의 개혁이론가인 리쥔루(李君如) 전 중앙당교 부교장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반부패 개혁 토론회에서 당중앙은 현재 당과 국가의 지도자급 인사들을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당중앙은 어떻게 하면 2천여 명의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지도자들과 근 200명의 당중앙위원, 20여 명의 정치국원,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전 부교장은 남방도시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고위급 지도자들의 행동준칙규범을 제정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云山)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 부총리를 뜻한다.

리 전 부교장은 당과 국가의 권력을 장악한 당원들의 문제를 누가 조사해 처리할 것인가는 중국이 당면한 준엄한 문제로 "고위급 지도간부들도 당원으로, 이들 역시 당기율과 국법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정치국원) 등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원급 고위 권력자들이 부패 문제로 줄줄이 처벌된 사례들을 거론했다.

리 전 부교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인식돼온 현직 상무위원들을 당규 위반 혹은 법률 위반 행위 등을 감시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과정에 처음으로 착수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저우융캉은 신중국 탄생 이후 부패 혐의로 처벌받은 첫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직 정치국 상무위원이 부정부패 혐의로 처벌받은 전례는 아직 없다.

전방위적인 반(反)부패 개혁을 추진 중인 시 주석은 지난해 말 자신의 비서실 격인 당 중앙판공청을 비롯한 '중앙 1급 기관' 7곳에 내부 감찰기구 설치를 허용했지만, 정치국 상무위원들까지 반부패 개혁 대상에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일부 관측통들은 그러나 중국당국의 최고지도부에 대한 부정부패 감시 메커니즘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갖추게 될지, 또 과연 실효성 있는 메커니즘이 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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