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부들을 인출책으로 끌어들여 중국 연변 조선족 폭력배와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보이스피싱으로 1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연변지역 조선족 범죄조직인 '클레오파트라 파'의 행동대장 이모(37)씨 등 중국동포 2명과 국내에서 대포통장을 이용한 현금 인출을 담당해온 박모씨(여·43) 등 가정주부 3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학교'로 불리는 콜센터(작업조)와 송금책, 통장 모집조, 인출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기업형태로 조직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작업조'들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포통장으로 입금을 유도하고, 한국인 가정주부들이 인출책으로 현금지급기에서 출금해 중국으로 송금하는 방식이었다.
'인출총책'인 이씨는 중국 심양과 연변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 '클레오파트라 파'의 행동대장으로, 국내 마사지업주를 매수해 마사지업소에 손님으로 들른 가정주부들을 인출책으로 끌어들였다.
이날까지 경찰에 확인된 피해금액은 10억원 상당이지만,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하루 평균 2000만~5000만원을 꾸준히 가로챘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루어 전체 피해금액은 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교대역 앞 우리은행에서 600만원을 인출하다가 붙잡혔으며, 현장에서 현금 8000만원과 현금카드 60여매 등이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국내 중국 법인들을 통해 환치기로 중국에 송금한 정황을 포착해 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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