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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案, 청장년층·野지지자 반대 컸다

조선일보 홍영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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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案, 청장년층·野지지자 반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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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전재수, 경찰 조사 종료
[한국갤럽 여론조사… 합의안 반대 42% 찬성 31%]

- 세대간 갈등 뚜렷
20~50代 반대 의견 높아… 60代 이상만 찬성이 앞서

- 연금 역풍 맞은 야당
2주새 지지율 5%P 추락, 與와 17%P 차로 벌어져

- 국민연금 인상엔 반대
"보험료 더 내야 한다면 현체제 유지가 낫다" 54%
여론조사회사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조사에서 여야가 지난주 합의했던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한 반대가 찬성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금의 직접적 수혜자인 노년층에 비해 청·장년층 반발이 심해서 세대 간 갈등이 뚜렷했다. 청년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야당은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연금 정국'에서 역풍을 맞은 결과가 됐다.

지난 6~7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5월 2일 여야가 합의했던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한 반대가 42%로 찬성 31%에 비해 높았으며, '모름·무응답'은 27%였다. 세대별로는 찬성과 반대가 20대(22% 대 43%), 30대(26% 대 42%), 40대(26% 대 50%), 50대(34% 대 47%) 등에선 반대 의견이 13∼24%포인트 많았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만 찬성(44%)이 반대(29%)를 앞섰다. 지지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찬반이 40%로 같았지만,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선 반대(45%)가 찬성(27%)보다 높았다.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의 '더 내고 덜 받는' 수준, 즉 기여율을 5년에 걸쳐 7%에서 9%로 높이고 지급률은 20년에 걸쳐 1.9%에서 1.7%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흡하다'(37%)는 부정 평가가 '적정하다'(28%) 또는 '과도하다'(12%)에 비해 높았다.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 수준에 대해서도, 야당 지지층에서 '미흡'(39%)이 '적정'(26%)보다 13%포인트 많았고, 여당 지지층은 '미흡'(38%)이 '적정'(32%)에 비해 다소 높았다. 야당 지지층의 불만이 더 큰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기존 40%에서 50%로 올리는 것과 관련해선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면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4%로 과반수였다. 반면 '매월 국민연금 보험료를 더 내고 향후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2%였다. 야당과 공무원 노조가 주장해 온 것이 '더 내고 더 받게 하자'는 것이었다.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 상향에 대한 반대는 30대(66%)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은 20대(56%), 40대(54%), 50대(52%) 등의 순이었으며 60대 이상이 44%로 가장 낮았다.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불만은 야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1%, 새정치연합 24%였다. 2주 전 조사에선 새누리당(38%)과 새정치연합(29%)의 차이가 9%포인트였지만, 이번엔 17%포인트로 커졌다. 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할 때 양당의 지지율 차이는 지난 2월 문재인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갤럽의 허진재 이사는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이 길게 남은 청년 세대의 불만이 커지면서 야당의 가장 강력한 기반이던 30대의 야당 지지율이 2주 전의 44%에서 35%로 급락했다"고 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해야 할 정치권이 공무원연금 개정안으로 오히려 세대 갈등을 강하게 촉발시켰다"고 했다. 전국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으로 실시한 이 조사의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4%포인트다.

[홍영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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