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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워싱턴에서 나부터 봐라“ 위안부피해 이용수 할머니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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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워싱턴에서 나부터 봐라“ 위안부피해 이용수 할머니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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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일본 아베 총리는 이용수의 눈을 똑바로 보고 진실을 말하라!"

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보다 먼저 워싱턴 DC를 찾았다. 오는 29일 미의회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에 앞서 워싱턴에 오게 된 것은 연설이 미칠 파장 때문이다.

미주한인사회와 대다수 양식있는 미국인들은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처음 합동연설의 영광을 안게 된 아베가 일본의 과거사를 솔직히 인정하고 위안부 피해자 등 전쟁범죄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용수할머니의 워싱턴행은 아베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상징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 하원에서 역사적인 위안부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을 때 청문회에 나와 증언을 한 주인공이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1일 하원을 찾아 아베의 사과를 촉구하는 정치인들을 만났다. 민주당의 스티브 이스라엘 의원과 뉴저지의 빌 파스크렐 의원,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랭글 의원, 위안부결의안 통과의 주역 마이크 혼다 의원이 아베 총리가 의회연설에서 과거사의 문제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계 3세인 혼다 의원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 라이베리아, 콩고 등 전세계에서 자행되는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 유린을 예를 들며,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에서 "위안부”이슈에 관하여 확연히 사과하여 후대에 이러한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충고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2일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미국에 3번째 왔다. 2007년 5월에는 기쁨으로 증언하러 미국에 왔다. 아베 총리는 이용수의 눈을 똑바로 보고 진실을 말할 것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역사를 부정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이용수가 왜 위안부입니까. 위안부가 아닙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준 이용수이고 조선의 장한 딸입니다. 한밤 중에 일본군에게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갔고 일제가 나를 성노예로 만들었다. 군인 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때리고 전기고문까지 했어요. 명이 길어서 살아남아 내 입으로 내가 당한 일제에 의한 성노예 생활 전부를 빠짐없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아베 총리는 역사의 산증인 앞에서 거짓말을 쏟아 내고 있다. 먼저 떠난 강제 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을 위해서 일본의 사죄와 배상 없이는 절대로 죽을 수 없다. 200살까지라도 살아서라도 꼭 일본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을 받아서 눈을 감아 구천에서 맴돌고 있는 원혼들을 달래주고 싶다"고 했다.


애잔하면서도 단호한 태도엔 힘찬 절규가 폭포처럼 넘치고 있었다. 인터뷰 자리엔 함께 서옥자 전 워싱턴정신대 회장, 구수현 전 DC정부 국장, 한국서 온 곽수연씨 등이 함께 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아베 총리가 얼마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모호한 표현으로 인신매매라고 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말하길 전쟁이 있는 곳에 위안부 여성있다고 했는데 그런 망발이 어디 있습니까. 일제 정부가 일제 군인들을 위해서 위안소를 만들고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것 아닙니까. 부모님과 6남매가 행복한 가정의 15살 고명딸에게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수 없는 성노예를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인신매매 당했다는 아베 총리의 망발에 울분이 치솟습니다. 세상을 하나도 모르는 열다섯살짜리가 끌려간 곳은 일제가 점령한 대만의 신주 가미가제 공군부대입니다. 그 부대의 21살 일본군인이 도시코(年子)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고 치욕의 성노예 생활을 했습니다. 어느날 부대내에서 비행기 청소일 등을 하는 대만 노무자가 담넘어에서 전쟁이 끝났다고 알려주더군요. 그후 수용소를 거쳐서 1946년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 가족들은 어떻게 살고 있던가요.

"행복하고 단란한 집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의 행방불명으로 풍지박산이 났어요. 아버지는 술로 세월을 보내서 중풍이 재발하여 먼저 돌아가시고 후에 어머니마저 병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그렇게 고명딸의 행복을 누릴 천부적 인권을 일제는 처절히 짓밟았습니다. 고향 집에 돌아와서 한 여인이 목도리로 얼굴을 감싸고 온 적이 있어요. 죽기전에 고백할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내가 너 끌려 갈 때 너희 집에 일본 군인하고 같이 왔던 사람이다. 꼭 너에게 말을 해야 내 마음이 편안해질 것 같아서 왔다'고 했어요. 맨살 얼굴을 보여준 그 여인은 성병에 걸려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망각되지 않은 성노예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구순을 바라보고 있지만 일제의 반인륜 범죄에 빼앗긴 16살 소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뽑혀져 허공과 바다에 부유하고 있다.

- 잊고 싶은 과거를 자꾸 이야기하는게 힘들지 않으신지요.

"사실 인터뷰 할 때마다 과거의 성노예 고통이 동반되어 몰려 오면서 잠을 잘 못자고 힘들어요. 전기고문 후유증도 남아 있고 환청, 환상같은게 있어서 힘들고 마음이 저려옵니다. 그래도 해야지요. 이겨내야지요. 일제의 정부를 계승한 일본 정부의 진정어린 사죄와 배상이 있어야 구천에서 맴돌고 있는 성노예 피해자들의 원혼을 달랠 수 있고 나도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아흔이 다된 나이에 무슨 삶에 애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이는 절대 눈을 감을 수 없습니다."

- 일본군에 끌려갔던 곳을 방문하신 적이 있나요?

"1998년에 일제 위안부 아시아 연대 관계자들과 대만 신주 공군기지를 방문했어요. 그때 해방을 알려준 대만 노무자와 재회를 했습니다. 대만 노무자가 이 공군기지가 당시 일제 가미가제 공군기지라고 증언했어요. 그때 근처 바다로 가서 먼저 영면한 성노예 피해자 원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남자 여자 인형 한 쌍을 바다에 띄었습니다. 또 근처 산으로 가서 위령제를 약식으로 올렸지요."

-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과는 일본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웃나라 일본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서, 자라나는 한일 젊은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원한과 원망을 뛰어 넘기 위해서 일본은 고개를 숙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인 배상을 평화적으로 하여야 합니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습니다."

- 어제 아베정부에 사과를 촉구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을 만나셨는데요.

"혼다 하원의원이 역사의 진실 앞에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은 모국의 잘못을 지적하는 연설을 경청하며 감동을 받았어요. 그분의 모습을 통해 아버지 같은 따스한 정을 느낍니다. 위안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애쓰시는 미국의 의원들에게 한없이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아베 규탄 대회를 준비하고 늘 따뜻하게 우리들을 맞이 해주시는 동포들이 뼈저리게 고맙고 진한 혈육의 정을 느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이 은혜를 다 갚지 못할겁니다. 눈 감을때까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 아베 총리에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일본 국민을 살리고 일제가 저지른 죄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를 바랍니다. 꼭 사과와 배상을 하십시오. 거짓말을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역사의 산증인이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상하원 의회 연설할 때 역사의 성노예 피해자 산증인 이용수가 아베 앞에 똑바로 앉아서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아베를 바라 볼 것입니다. 아베총리는 역사의 산증인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잘못을 뉘우치길 바랍니다."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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