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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차들①]포니·로얄살롱.. 단종 20년 넘었지만 지금도 달린다

이데일리 김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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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차들①]포니·로얄살롱.. 단종 20년 넘었지만 지금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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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10년 이상' 올드 카 113만대 현존.. 전체의 5.6%
탄탄한 마니아층… 복고 열풍으로 올드카도 문화
[이데일리 김보경 김형욱 기자] 포니, 로얄살롱, 르망…. 10~20대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국산 ‘올드카(old car)’다. 그런데 이 차들이 지금도 도로 위 어딘가를 달리고 있다.

국내 차량 등록대수는 2012만대(2014년 말 기준). 이 가운데 단종된 지 10년 이상 된 ‘올드카’는 112만8529대로 스무대 중 한 대꼴(5.6%)이다.

올드카에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담겨있다. 단종 20년이 넘은 로얄시리즈는 대우자동차의 전성기를 상징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조상님’으로 대접받는 포니는 최초의 순수 국내 생산 승용차이자 첫 수출 모델이다. 그 당시에는 포니가 부의 상징이었다. 단종 10년이 지나 조금 더 친숙한 구형 코란도는 쌍용자동차의 전성기를 회상케 하고, 갤로퍼는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시절 ‘청년’ 정몽구 회장의 야심작이었다. 오늘의 현대차를 만든 시금석이었던 셈이다.


지난 2일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기아자동차 K5의 계보도 찾아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인수되기 전 기아차의 대표적인 중형 세단이었던 콩코드와 후속인 크레도스, 크레도스는 이후 옵티마를 거쳐 K5로 이어진다.

올드 카의 주인공은 대부분 보통의 검소한 사람이다. 퇴직 공무원 김장수씨(66)는 평생에 걸쳐 단 4대의 자동차를 샀다. 1987년 현대 포니2 중고를 거쳐 1991년 첫 신차 현대 엑셀(포니 후속)을 사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현대 EF쏘나타를 샀고 2011년 다시 기아 K7으로 바꿨다. 엑셀은 ‘서브 카’가 되긴 했지만 변함없이 그의 곁을 지키는 애마다.

요샌 아들이 더 좋아한다. 현대의 대형 세단 에쿠스를 빗대 ‘에쿠셀’이라며 좋아한다고 전했다. 요즘 들어 자꾸 말썽을 일으키는 탓에 차를 바꿀까 생각도 하지만 너무 정이 들었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모델도 있다. 한때 대학생의 로망이던 구형 2도어 코란도의 경우 지금도 13만 명에 달하는 동호회원들이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기아차가 1996~1999년 단 4년 동안만 판매한 2인승 로드스터 엘란 동호회도 그 명맥을 지켜나가고 있다.

사회·문화 전반에 복고 열풍이 불면서 90년대의 음악과 함께 올드카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포니 픽업모델은 홍대거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1990년대 구형 코란도는 중고차 시장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거래된다. 관리 상태에 따라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중고차 회사 SK엔카는 2012년부터 해마다 도심에서 클래식카 페스티벌을 열기 시작했다. 올드카가 가진 아름다움과 의미, 역사를 공유하자는 취지다.


클래식카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나 매매가가 174억원에 달하는 1954년식 스포츠카 페라리 ‘375플러스’가 아니라도 지금 내가 타는 차가 10년이나 20년 후면 나와 내 가족의 역사를 담은 어엿한 클래식카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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